4일 늦은 오후 연락이 닿은 가수 영탁의 소속사 밀라그로 이재규 대표의 말이다. 이데일리는 이 대표에게 음원사재기 논란에 대한 추가 입장을 듣고자 연락을 취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일이 좀 있어서 나중에 설명드리겠다”는 말만 되풀이 한 뒤 통화를 끝냈다. 그 이후로는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통화에 앞서 공식 입장문을 배포해 영탁을 둘러싼 음원사재기 의혹에 대해 사과했다. 이 대표는 입장문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우려와 걱정을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사건의 혐의점을 모두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2019년 영탁의 2018년 발표곡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음원 순위를 높이기 위해 마케팅 업자에게 음원사재기를 의뢰하며 수천만원을 건넨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지난 1일 음악산업진흥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는 보도가 4일 나왔고 이 대표는 그제야 입장문을 내고 고개를 숙였다.
영탁은 몰랐던 일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가수(영탁)는 음악적인 부분과 스케줄을 제외한 회사의 업무 진행 방식에 관여할 수 없었고 정보 또한 공유 받지 못했다”는 게 이 대표의 주장 내용이다.
거짓 해명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영탁 측은 지난해 3월 음원사재기 의혹을 받자 “사실이 아니다”라는 공식 입장을 낸 바 있다. 결론적으로 거짓 해명을 한 셈이다. 소속사 밀라그로 이 대표는 1년 8개월여 만에 다시 낸 입장문에서 말을 바꾸고 음원사재기 논란에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도 지난해 거짓 입장을 밝힌 데 관해선 사과하지 않았다. 추가 입장문을 내고 이 부분에 대해 사과를 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관련 설명은 꼭 필요한 부분이다. 다른 가수들이 애먼 피해를 입을 수 있어서다. 이 대표가 사과 입장문을 낸 뒤 일각에서는 가요계에 대한 불신 가득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간 음원사재기 의혹을 부인해왔던 일부 가수들을 다시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이들도 생겨나는 분위기다.
이와 같은 어수선한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이 대표가 당장 어떤 방식으로든 다시 입을 열어 이번 논란에 대한 전후 사정을 소상히 대중에게 알릴 필요가 있어 보인다. “잠시 이성을 잃고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했다”던 이 대표가 이성을 되찾고 이번 논란에 대한 제대로 된 추가 입장을 내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