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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FX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면 오히려 기대감이 줄어들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제작진이 한국을 넘어서 아시아에서 인정받는 VFX 기술을 갖고 있지만 할리우드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겠는가 고민한 결과죠. 실제로 메인 예고편은 티저 예고편과 달리 스토리를 강조한 형식으로 만들어졌죠.”(김찬진 PD)
‘신과 함께’가 1000만 관객을 넘어섰다. 한국영화로는 16번째 1000만 관객 영화다. 외국 영화를 포함하면 20번째다. 순 제작비 180억원의 절반은 컴퓨터 그래픽(CG)으로 통칭되는 VFX(시각적인 특수효과)에 쓰였다. 국내 영화사상 최고액의 VFX 비용이 든 영화가 CG 대신 스토리를 전면에 내세운 이유는 무엇일까?
“‘신과 함께’ 시나리오는 제작자인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 버전도 있었죠. 실제 촬영은 김용화 감독이 쓰고 다듬고 만들어낸 시나리오 위주로 진행됐습니다. 몇 개월 동안 칩거 상태로 쓴 시나리오를 갖고 오셨는데, ‘미스터 고’의 실수를 끝내는 해법을 제시하셨죠.”(진종현 슈퍼바이저)
김찬진 PD와 진종현 VFX 슈퍼바이저는 김용화 감독과 인연을 맺고 덱스터스튜디오에 합류하면서 국내 VFX의 선두에 섰다. ‘몽키킹’ 시리즈, ‘적인걸’ 시리즈 등 컴퓨터 그래픽이 대규모로 사용된 중국 영화에 참여하면서 가장 믿을만한 VFX 제작진이라는 명성을 쌓았다. 김찬진 PD는“요즘 VFX를 쉽게 이야기하는 데, 한국 영화 VFX 역사는 20년 남짓 정도다”라면서 “ ‘미스터 고’ 이후 중국 영화를 비롯해 다양한 작품에 참여하면서 기술력을 엄청나게 쌓았다”고 자평했다. VFX 역사가 싹틔울 시기에 합류한 덕분에 가상의 캐릭터를 만드는 제작 전반에 이해도가 높은 것도 이들의 강점이다. 현재 덱스터스튜디오는 영화제작외에 덱스터라이브톤(사운드믹싱전문기업) 덱스터하우저(VR콘텐츠개발기업) 등 VFX 영역을 넓히고 있다.
“‘신과 함께’ 흥행 요인으로 상상 속 이야기를 화면에 구현한 VFX가 주요 원동력으로 꼽히죠. 저는 다르게 표현하고 싶어요. VFX가 스토리에 잘 녹아든 덕분이라고요. 영화의 VFX는 놀이동산의 이색체험이 아니잖아요. 감독이 말하는 이야기와 따로 놀지 않고 잘 융합될 때 최고의 VFX라고 생각합니다.”(진종현 슈퍼바이저)
김찬진 PD와 진종현 VFX 슈퍼바이저는 저마다 축적한 경험을 토대로 우물 안을 벗어나 더 높은 하늘로 날아오를 각오다. 현재 VFX를 맡은 영화만 한국과 중국을 포함해 10여 편에 이른다. 앞으로 이들은 할리우드 영화의 VFX를 맡아 전 세계에 도전장을 낼 생각이다.
“VFX 산업이 자리를 잡으면서 인력 구성도 세분화되는 등 인적·기술적 집적산업이 됐어요. 앞으로 테마파크의 VFX, VR 콘텐츠의 VFX 등 다양한 영역에도 나설 예정입니다. ‘신과 함께’의 성공 비결을 본 받아 스토리가 핵심이라는 점도 잊지 않으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