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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6월 14일자 37면에 게재됐습니다. |
생활 밀착 코미디가 주목받고 있다. 요즘 인기 있는 영화 또는 TV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유난히 우리 생활과 밀접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 많다.
KBS2 `개그콘서트` `네가지`가 대표적이다. 지난 1월15일 이 코너가 처음 공개됐을 때만 해도 지금의 인기는 예상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대중은 `인기 없는 남자, 촌티 나는 남자, 키 작은 남자, 뚱뚱한 남자`의 외침에 공감했다. 사회에서 차별받는 네 남자와 이들에게 굴욕을 안긴 이들이 바로 `나, 너, 우리`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이 코너는 방송 6개월 만에 `개그콘서트` 간판 코너로 부상했다.
40%에 육박하는 높은 시청률로 사랑받는 KBS2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 역시 전형적인 생활 밀착형 콘텐츠다. 극 중 시댁에 할 말 다하며 사는 며느리 차윤희(김남주 분)의 모습에서 대리만족을 느꼈다는 사람들이 많다. 차윤희는 얄밉게 구는 시누이의 코를 잡아 비트는가 하면, "아가씨"라는 정식 호칭 대신 "말숙아" 부른다. 또한 사람과의 관계에서 반격의 수위를 적절히 조절할 줄 아는 밀당의 고수다.
앞서 400만 관객을 모으며 멜로영화 흥행 신기록을 세운 `건축학개론` 역시 첫사랑이라는 보편적인 소재에 웃음을 버무려 대박 흥행을 일궜다. 올해는 300만 이상의 관객을 모은 사랑영화가 두 편이나 나왔다. `공감`가는 이야기에 `웃음`을 적절히 버무린 결과다.
지난해 말 직장인의 애환을 담은 영화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상사`, 올 초 워킹맘의 비애를 그린 영화 `하이힐을 신고 달리는 여자` 등은 이렇다 할 호응은 얻지 못했다. 2010년 신용불량자와 채권추심원의 사랑을 그린 한국영화 `불량남녀`도 마찬가지.
생활 밀착형 코미디의 공통점은 생활 속 애환을 담되 유쾌하게 그리는 데 있다. `모두가 다 아는 이야기`라는 게 아킬레스건이다. 일상을 이야기할 땐 농도가 짙고 섬세해야 한다. 자칫 상투적으로 이야기를 풀거나 혹은 작위적으로 착한 결말을 유도했다간 외면받기 쉽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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