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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1월 27일자 32면에 게재됐습니다. |
[이데일리 스타in 최은영 기자] 지난해 영화계 샛별은 하나였다. 신인상 5관왕 그랜드슬램(대종상·청룡상·부일영화상·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대한민국 문화연예대상)의 주인공, 배우 이제훈. 단 한 번도 예외는 없었다. 현기증이 날 정도로 높이 날았다. 하지만 그는 "아직 멀었다"며 "더 날아야 한다"고 욕심을 냈다.
그와의 인터뷰는 설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20일, 드라마 촬영장으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전화로 진행됐다. 지난해 독립영화 `파수꾼`으로 주목받기 시작해 `고지전`으로 상업영화에 안착한 그는 최근 영화 `건축학개론`에 이어 `점쟁이들`, 드라마 `패션왕` 촬영으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아이러니하다".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그의 소감은 다소 뜻밖이었다. 그는 "거실 한편에 진열해둔 트로피의 개수만이 늘었을 뿐 정작 피부로 느껴지는 변화가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전쟁영화를 찍던 `고지전` 때보다 살은 더욱 빠져 178cm 큰 키에 60kg대 체중을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다. `2011년 최고의 발견`으로 해석된 상들에 대해서도 "꿈은 꿨지만 기대는 못 했다"면서 "그보다는 `파수꾼`의 기태, `고지전` 중대장 신일영의 존재감이 남달랐다는 평가에 들떴다"고 진중하게 말을 이었다.
"저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갑자기 너무 많은 주목을 받아 부담도 되지만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죠. 부족하지만 온 힘을 다해, 후회 없이 연기할 겁니다." 충무로가 주목한 그의 매력은 `양면성`이다. 부드러움과 단단함이 공존하는 얼굴에 청춘의 불안함과 희망이 뒤섞인 눈빛. 연예계에서 흔치 않은 공학도 출신에 한국 나이로 올해 스물 아홉 살이 됐지만 아래로 10살은 거뜬히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연기의 폭이 넓다. 20대 초반에는 매일 새벽 인력사무소를 찾아다니며 터널 청소에 공사장에서 벽돌을 나르는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 `애늙은이`라는 별명과 상반되게 춤, 노래, 패션에도 관심이 많다. 배우와 스타의 얼굴도 동시에 지녔다. 영화로 가능성을 인정받은 직후 선보이는 첫 작품이 드라마인 점도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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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 이어 선보일 영화 `건축학개론`은 로맨스 멜로에 `점쟁이들`은 코믹 호러. 장르의 변주와 캐릭터의 확장이 크다. 어둡고 자기 파괴적인 인물에서 벗어나 맡은 역할도 한층 가벼워졌다.
`패션왕`에서는 성공에 대한 야망이 큰 재벌 2세로 등장하며, `건축학개론`에선 풋풋한 첫사랑을 경험하는 대학 초년생의 모습을, `점쟁이들`에선 엉뚱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괴짜 퇴마사로 3색 변신을 이어간다.
"데뷔 전 `연기를 하고 싶다`는 갈망이 컸고, 기다림의 시간이 길었어요. 집안의 반대도 심했는데 무엇보다 부모님께 맛있는 것도 사드리고 효도하며 살고 싶은데 사람 구실 못하게 될까 봐 불안했죠. 그래서 꿈을 펼칠 무대가 생긴 지금 이 순간이 더없이 소중하고 행복해요. 사실 연거푸 작품을 하며 살짝 지치기도 했어요. `점쟁이들` `패션왕` 다 찍고 나면 조금 쉬어야지 하는데 그것도 모르죠. 제 심장을 뛰게 하는 작품이 생기면 또다시 움직일 지도요."
(사진=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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