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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동료 12명이 아나운서국을 떠났고, 11명이 부당전보를 당했다. 손 아나운서도 그 중 한 명이었다. 2012년 파업 참여를 이유로 지난해 사회공헌실로 부당전보됐다.
그만큼 ‘PD수첩’은 의미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오프닝에서 광화문에 선 손 아나운서는 “MBC가 겪은 7년간의 몰락 과정을 돌아보고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면서 광장시장을 찾아 직접 시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진정성은 시청률로 이어졌다. 이날 방송은 5.1%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을 기록했다. 방송 중단 전 마지막 방송인 지난 7월 18일 1135회가 기록한 2.6% 시청률 보다 2배 가까이 상승한 수치다.
조만간 뉴스 앵커로 시청자와 재회할 손 아나운서에게 ‘PD수첩’에 대한 소회와 각오를 들어봤다.
―‘PD수첩’으로 5년 만에 돌아왔다.
―광장시장에서 시청자와 직접 만났다. 어떤 기분이었나.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MBC를 안 본 지 오래됐다’ ‘더 이상 관심 없다’ 등과 같은 반응이 상당히 있었다. 마음이 떠난 분들을 과연 되돌릴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그분들에게 ‘MBC가 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 모습을 보면 다시 봐주시겠느냐’고 여쭤봤다. 누군가 ‘그럼요. 얼마나 MBC를 좋아했는데요’라고 말씀하시더라. 뭉클했다.
―자성의 목소리를 냈는데, 한편으론 구성원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을 것 같다.
―아나운서국 분위기는 어떤가.
△며칠전 (아나운서)국장실에서 다 함께 자장면을 먹었다. 상암 사옥에서 국장실을 가본 적이 없다. 늘 잠겨 있었다. 그 문이 활짝 열렸다.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 됐다. (신임 아나운서 국장인) 강재형 국장님도 소통을 이야기했다.
―메인 뉴스 앵커로 발탁됐다. 조만간 방송에 들어간다. 각오를 말해준다면.
△겸손하고 진실되고 진정성 있게. 늘 생각하는 3가지다. 그렇게 시청자에게 다가가고 싶다. 시청자와 거리감 있는 앵커가 아닌, 시민에게 다가가고 소통하는 앵커가 되고 싶다. 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퍼하겠다. 그런 기회가 많이 생기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