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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 네이버 영화 ‘파파로티’ 평점 게시판의 경우 19일 저녁부터 21일 아침까지 수 백 건의 1점짜리 평점이 쏟아졌다. 영화의 본질과 무관한 평가의 글로 순식간에 도배됐다. ‘별점 테러’로 이전까지 평점 9점대를 유지하던 ‘파파로티’의 평점은 하루만에 7점대로 떨어졌다.
이 밖에 현재 극장에서 상영 중인 대부분의 한국영화와 ‘러브레터’ ‘레옹’ 등 국내 영화 팬들이 명작으로 꼽는 외화에도 1점짜리 평점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의 아픔을 다룬 영화로 국내외 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지슬’도 타킷이 됐다.
문제는 이 현상이 일부 네티즌의 ‘놀이’에서 시작됐다는 점이다. 영화계는 ‘별점 테러’의 배후로 ‘일간베스트 저장소’를 지목하고 있다. 속칭 ‘일베’로 불리는 이 사이트는 극우 인터넷 문화를 대변한다. 남성적이며 폭력적인 성향이 짙다.
실제로 평점을 올리는 댓글에는 영화의 제목 혹은 내용과 관계없이 ‘으리 으리’, ‘의리가 없다’, ‘의리의리하다’ 등의 글들이 무더기로 쏟아졌다. 영화사 관계자는 “한 네티즌이 관객이 거의 없는 극장에서 ‘영웅’을 봤다며 인터넷 게시판에 ‘김보성하면 의리’라는 글을 올렸고, 경쟁작에 대한 평점 1점 주기 놀이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네티즌 평점은 영화 선택시 무시할 수 없는 기준이다. 인터넷 반응으로 작품의 만듦새, 재미 등 관람 여부를 판단하는 관객이 적지 않다. 때문에 개봉 일주일째인 ‘파파로티’ 영화사 측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이 영화사 관계자는 “이번주 주말이 흥행에 있어 중요한 시기인데, 피해를 보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영웅’ 영화사 관계자는 “정작 우리 영화의 흥행에도 도움이 안되고 있어 답답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영웅’은 네이버 영화 게시판에서 기자·평론가 평점은 2.94인데 반해 개봉 후 네티즌 평점은 9.56으로 개봉작 중 최고점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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