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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토종 캐릭터 ‘뽀로로’에 관한 이야기다. 지상파도 아닌 EBS에서, 불과 5분짜리 프로그램으로 첫 인사를 건넸다. 그때가 2003년이다. 이후 10년간 뽀로로는 ‘아이들의 대통령’으로 불리며 성장과 확장을 거듭했다. 완구·인형·도서·연극·뮤지컬 등 여러 방면에서 인기 캐릭터로 쓰였다. 그런 뽀로로가 열 살 생일을 맞아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난생 처음 브라운관을 벗어나 거대 스크린으로 모험을 떠난다. 무비스타로 중국에도 진출했다. ‘날고 싶지만 날 수 없는 펭귄’. 뽀로로의 도전은 성공할까? SWOT로 분석했다.
* SWOT 분석이란 강점(Strength)과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와 위협(Threat) 요인을 규정하고 이를 토대로 전략을 수립하는 마케팅 기법.
‘뽀로로 극장판’의 최대 강점은 역시 캐릭터다. ‘뽀통령’(뽀로로와 대통령의 합성어) 뽀로로의 인기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도 인정했다. 박 당선인은 지난 16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뽀로로 탄생 10주년 기념 파티’에 참석해 토종 캐릭터 뽀로로가 이뤄낸 성과를 차례로 언급하며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뽀로로가 지난 10년간 세운 기록은 경이적이다. 국내 캐릭터 시장을 석권한데 이어 전 세계 120개국에 판권과 라이선스 수출 계약을 맺었다. 누적 매출액도 1조원을 넘어섰다. 뽀로로 브랜드가 갖고 있는 가치만 8000억원, 경제적 효과는 5조7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뽀로로는 3~6세 유아를 주 타킷으로 하는 인펀트(infant) 캐릭터다. 척박한 유아용 애니메이션 시장에 맞춰 기획, 디자인됐다. 파랑, 분홍, 노랑 등 원색에 머리가 몸통보다 큰 1.9등신 캐릭터, 반복적인 대사와 느슨한 구성 등이 이를 반증한다. 친구들 가운데 크롱(공룡)은 또래보다 한참 어려 말도 옳게 못한다. “크롱크롱” “뽀로로”가 할 줄 아는 말의 전부다. 뽀로로는 블루오션을 정확히 파고들어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이 영화에선 독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뽀로로 극장판’ 개봉 소식을 접한 한 네티즌은 “뽀로로가 인기가 많은 건 인정하지만 캐릭터가 철저히 유아용이라 극장판 성공은 글쎄. 3~5세 아이들이 어두운 극장에 앉아서 1시간30분 가량을 집중하며 볼 수 있을까?”(ksj1****)라고 우려했다.
제작사는 이를 감안해 ‘뽀로로 극장판’의 주 타킷을 5~10세로 상향 조정했다. 기존 뽀롱마을에서 새로운 노스피아로 공간을 확대하고 레이싱이라는 소재와 3D로 스피드와 함께 볼거리를 더했다.
‘뽀로로 극장판’은 중국에서 3000여 개 영화관, 6000여 개 스크린에서 한국과 동시에 3D 개봉된다. 중국 정부산하 기업이 전체 제작비(80억원)의 30%에 달하는 22억원을 투자했다. 중국은 최근 급성장하는 영화시장이다. 보유 스크린 수만도 1만2000여개에 달한다. 우리나라 전체 스크린 수의 5배 규모다. 영화계가 ‘뽀로로 극장판’의 성공을 예의주시하는 이유다.
하지만 중국 내 극장 수익은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뽀로로 제작사 오콘이 중국의 차이나필름과 투자배급 계약을 체결하며 자국 내 영화 수익의 90%를 확보하는 구조를 마련해줬기 때문이다.
“흥행킹 납시오.” 대진운은 좋지 않다. 지난 해 ‘내 아내의 모든 것’과 ‘광해, 왕이 된 남자’로 대세가 된 류승룡이 뽀로로와 정면대결을 예고했다. ‘7번방의 선물’은 시작에 불과하다. 산 넘어 산이다. 하정우 한석규 전지현 류승범이 뭉친 ‘베를린’(31일)과 ‘도둑들’ 1000만 배우 김윤석의 ‘남쪽으로 튀어’(2월7일)가 일주일 간격으로 개봉한다. 충무로 흥행킹과 브라운관 스타가 제대로 맞붙는 셈이다.
애니메이션 경쟁도 뜨겁다. 미국(몬스터 호텔), 일본(명탐정 코난:은빛 날개의 마술사)‘, 프랑스(드래곤 헌터) 등 다양한 국적의 캐릭터 애니메이션이 뽀로로와 경쟁한다. ‘몬스터 호텔’은 지난 17일 이미 개봉했고, 국내 여섯 번째 개봉작인 ‘코난 극장판’과 ‘드래곤 헌터’는 뽀로로와 나란히 극장에 걸린다. ‘뽀로로 극장판’을 투자배급하는 CJ엔터테인먼트는 이 영화가 아동관객을 대상으로 한 내부시사에서 최고 평점을 기록한 사실에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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