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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5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와 8강전에서 후반 33분 압델아지즈 하템에게 결승골을 내줘 0-1로 패했다.
이로써 조별리그를 포함해 4연승을 달리던 한국은 준결승 길목에서 탈락했다. 벤투 감독으로선 지난해 8월 한국 대표팀 사령탑 취임 후 첫 패배다. 벤투 감독은 이어왔던 무패 행진도 11경기(7승 4무)에서 마감했다.
사실 이번 대표팀은 대회 기간 내내 악재가 거듭됐다. 23명 엔트리 전원이 제대로 손발을 맞춰본 적이 없을 정도로 부상 선수가 끊이지 않았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나상호(FC도쿄)가 대표팀 훈련 도중 슈팅 과정에서 오른쪽 무릎을 다쳤다. 결국 대회 직전 이승우(헬라스 베로나)가 대체 발탁돼 뒤늦게 현지에 합류했다.
특히 기성용의 전력 이탈은 뼈아팠다. 기성용이 빠진 자리에 황인범(대전), 주세종(아산) 등이 메웠지만 공백이 느껴진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카타르전에선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구멍이 생기자 벤투 감독은 황인범의 위치를 끌어올리는 궁여지책을 쓰기도 했다.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도 컨디션이 안좋기는 마찬가지였다. 소속팀에서 강행군을 소화하고 UAE로 넘어온 손흥민은 지친 몸을 이끌고 투지를 불살랐지만 전체적으로 몸이 무거웠다. 손흥민을 뒷받침해줘야 할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이청용(보훔)도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2선의 선수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보니 최전방 황의조(감바 오사카)도 번번이 고립되기 일쑤였다.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 이탈은 단순히 운이 없었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보면 대표선수 선발 과정에서 제대로 컨디션 파악을 못한 협회나 코칭스태프의 책임도 있다. 이번 아시안컵의 실패가 향후 있을 월드컵 지역예선 등에서 몸에 좋은 보약이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