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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동화` `풀하우스`의 스타, 배우 송혜교(30)의 오늘이다. 30대에 선보인 첫 작품, 4년 만의 국내 복귀작. 27일 개봉하는 영화 `오늘`에서 송혜교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배우`의 얼굴을 관객에게 보인다.
`오늘`은 `미술관 옆 동물원` `집으로...` 이정향 감독이 9년 만에 선보이는 새 영화다. 약혼자를 죽인 17세 소년을 용서한 다큐멘터리 PD 다혜(송혜교 분)가 1년 후 자신의 용서가 뜻하지 않은 결과를 불러오면서 겪게 되는 혼란과 슬픔을 그렸다.
영화에서 송혜교는 내면의 상처를 꾹꾹 눌러 표현한다. 그러다 마지막에 비로소 감정을 분출하는데, 송혜교는 그런 다혜가 자신과 닮아 더 애착이 갔다고 설명했다.
- 감독에게 먼저 연락해 출연을 자청했다. 왜 `오늘`이어야 했나.
▲ 감독에 대한 신뢰가 그만큼 컸다. 이정향 감독의 오랜 팬이다. 언젠가 `집으로..` 메이킹 필름을 본 적이 있다. 이정향 감독 특유의 작품에 대한 집요함이 느껴졌다. 내 안의 또 다른 면을 끄집어내 주길 바랐고 온전히 나를 맡겼다.
- 이정향 감독이 처음에는 거절했다고 들었다. 서운하진 않았나.
▲ 시나리오가 거의 완성됐다는 이야기에 `한번 만나뵙고 싶다`고 청을 넣었는데, 그때 많이 의아해하셨다더라. 거절까진 아니고.(웃음) 특별히 서운하진 않았다. 대다수 사람들이 나를 도회적이고 발랄한 이미지로 알고 있잖나. 감독님도 그런 선입견이 있었을 뿐이다. 실제로는 다혜와 비슷한 면이 많다.
▲ 싫어도 겉으로 티를 잘 못 낸다. 상대가 상처받을까 봐 많이 조심하는 편이다. 답답할 정도로 꾹꾹 참다가 집에서 혼자 폭발하는 점도 닮았다.
- 연예인으로 살며 성격이 바뀐 것인가.
▲ (웃음)원래가 다혜같은 성격이다. 오히려 한두 살 나이를 먹으니 차츰 외향적으로 변하는 건 있더라. 요즘은 좋고, 싫다 정도의 의사표현은 편하게 할 정도가 됐다. `풀하우스` 지은 같은 발랄함도 전혀 없지는 않다. 하지만, 그건 내 안의 극히 작은 일부분이고 실제로는 내숭 떨 줄 모르고 애교 없는, 털털한 성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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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지는 않다. 내가 좋아하는 것, 그 순간 끌리는 작품을 택했을 뿐이다. `페티쉬` 같은 경우에는 기존에 해보지 않은 미스터리한 팜므파탈 캐릭터라 끌렸고, `러브 포 세일`, `일대종사`는 장준환, 왕가위 감독 작품이라 출연했다.
- 작품 선택에 감독을 항상 우선시하나.
▲ 아무래도 그런 편이다. 색깔이 분명한 감독을 선호한다. 나도 배우로 만들어지는 과정에 있는데 감독까지 흔들리면 불안하잖나.
- 배우로 터닝포인트가 된 순간이 있나.
- `풀하우스`가 대표적인데 과거의 밝은 모습을 다시 보길 원하는 팬들도 많다. 로맨틱 코미디, TV 드라마 출연 계획은?
▲ `풀하우스`만큼 재밌겠다 싶은 작품을 아직 못 만났다. 물론 그때처럼 깜찍 발랄하게는 못해도 푼수 같은 캐릭터는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드라마는 노희경 선생님 작품(`그들이 사는 세상`) 출연하고 나서 눈이 높아져서(웃음) 어떨지 모르겠다. 그리고 해피엔딩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끝이 뻔한 작품보다는 여운이 길게 남는 슬픈 결말이 좋다.
- 새드엔딩을 선호한다니 의외다.
▲ 예전부터 그랬다. 그중에서도 특히 `가을동화`의 결말이 깊게 각인돼 있다.(`가을동화`는 윤석호 PD의 계절연작 첫 작품으로 송혜교는 백혈병으로 송승헌의 등에서 숨지고, 송승헌도 교통사고로 그 뒤를 따르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 올해 나이 서른. 30대 어떨 것 같나.
▲ 기대된다. 여전히 연기는 어렵지만, 이제 좀 맛을 알 것 같아 더하다. 이 일을 즐기기 시작했달까. 결혼 등 여자로서의 삶은 잘 모르겠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마흔 전에는 가지 않겠나. (사진=권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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