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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는 22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힐턴헤드의 하버타운 골프링크스(파71)에서 열린 RBC 헤리티지(총상금 690만 달러)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1오버파 72타를 쳐 합계 7언더파 277타로 공동 10위에 자리했다. 지난해 3월 코랄레스 푼타카나 챔피언십 공동 5위 이후 약 13개월 만에 톱10에 이름을 올렸지만, 기대했던 통산 9번째 우승은 아쉽게 놓쳤다. 최경주는 2011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통산 8승째를 거둔 뒤 8년 동안 우승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3라운드까지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5위에 자리했던 최경주는 마지막 날 대역전을 기대했다. 1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해 14번홀까지 버디 4개와 보기 3개를 주고 받아 1타를 줄인 최경주는 15번홀(파5)에서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12언더파로 선두였던 판정쭝이 이 홀에서 보기를 했고, 최경주는 약 3m 거리의 버디 기회를 잡았다. 성공하면 1타 차로 추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퍼트가 홀을 벗어나면서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이후 17번(파3)과 18번홀(파4)에서 연속으로 보기를 적어낸 최경주는 오히려 1타를 잃어 공동 10위까지 순위가 밀렸다.
최경주는 지난해 6월 초 허리 통증에 시달려 메디컬 익스텐션(병가)을 제출하고 투어 활동을 중단했다. 부상 치료와 재활 중이던 최경주는 식이요법을 병행하며 체중을 14kg 감량하는 등 투어 복귀를 준비했다. 하지만, 8월 갑작스럽게 갑상샘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절치부심하며 다시 PGA 투어 복귀를 준비한 최경주는 올해 2월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에서 복귀했다. 그러나 예전의 날카로움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 대회부터 제네시스 오픈, 발스파 챔피언십까지 3개 대회 연속 컷 탈락했다. 4월 4번째 출전한 발레로 텍사스 오픈에서 처음 본선에 진출했지만, 공동 69위에 그쳤다.
최경주는 이날 모처럼 옛 기량을 되찾았다. 나흘 내내 안정된 경기를 펼치며 마지막까지 우승 경쟁을 펼쳤다. 1라운드부터 3라운드까지는 매일 언더파를 쳤을 정도로 경기 운영도 돋보였다.
최경주는 이 대회 개막을 앞두고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샷과 컨디션이 예전 수준으로 빠르게 복구되고 있다”며 “내년엔 마스터스 출전이 목표”라고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우승은 대만의 판정쭝에게 돌아갔다. 이날 4언더파 67타를 친 판정쭝은 합계 12언더파 272타를 쳐 맷 쿠차(미국·11언더파 273타)를 1타 차로 제치고 데뷔 첫 우승에 성공했다. 대만 국적의 선수가 PGA 투어에서 우승한 건 1987년 LA오픈에서 우승한 전쩌중 이후 32년 만이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던 그는 “타이거 우즈가 우승하는 모습을 보고 PGA 투어 선수가 되는 꿈을 꿨다”면서 “오늘 우승으로 꿈을 이뤘다”고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