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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선 평생 들을 욕을 한 번에 들었다. 영화 `건축학개론`에선 "그 X년이 나야?" 묻기도 한다.
박제된 틀을 깨고 대중의 품에 안긴 한가인은 "어려울 걸 알았지만 용기를 냈고,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힘들었지만 깡으로 버텼다"고 배우로 산 지난 6개월을 이야기했다.
시청률 40%, 박스오피스 1위 등 결과에는 "용기 내길 잘했다"는 말로 자신을 다독였다.
브라운관, 스크린 밖에서 마주한 그는 뜻밖에 활기찼다. 쇳소리 살짝 섞인 목소리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진솔하게 드러냈다. 모두가 알지만, 대부분이 모르는 한가인의 이면들.
◇ `조카 품은 이모`.."안티 100만, 예상했다"
"이모라는 이야기도 있었잖아요. `안티 100만` 예상은 했는데 믿기 어려웠던 시청률만큼이나 욕도 많이 먹었네요."
어렵게 꺼낸 말에 민망할 정도로 정곡을 콕! 한가인은 `해를 품은 달` 방송 초반 연기력 논란에 시달리는 홍역을 치렀다. 김수현과 호흡을 맞추면서는 극에 몰입을 방해하는 주범으로 몰리며 `조카 품은 이모` 소리도 들어야 했다.
처음 도전하는 사극. 상대 배우는 여섯 살 연하에 극 중 캐릭터는 실제보다 10살이나 어린 왕세자비. 한가인은 "욕먹을 줄 알았다"고 했다.
논란이 됐던 연기력에 대해서도 뜻밖에 쉽게 수긍하고 봤다. 어린 연우로 분한 김유정보다도 경험이 덜하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 아니겠느냐는 것.
"저 역시도 연우를 연기하며 답답했던 부분이 많았어요. 달빛처럼 모든 걸 품어 내는 사람이잖아요. 무엇보다 그릇이 큰 역할이라 연기하기가 버거웠어요. 사실 연우보다는 `건축학개론`의 서연이 실제 모습과 더 가까워요. 그래서 연기하기도 편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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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인은 자신을 진취적인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얼굴만 보면 톡 하고 건드리기만 해도 눈물을 뚝뚝 떨어뜨릴 것 같다`고 했더니 "다들 그렇게 속고 있다"며 웃었다.
데뷔한 지 10년이 됐지만 출연작은 고작 10편. 배우로는 왜 소극적이었느냐 묻자 "안 한 것이 아니라 못한 것"이라고 정정했다.
한가인은 지난 2007년 드라마 `마녀유희` 종영 이후 소속사에서 드라마의 낮은 시청률이 작가와 연출진 탓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남 탓만 하는 배우로 마녀사냥을 당했다. 이후 여러 일이 겹치면서 3년 동안 연기 활동을 중단했다.
◇ 연정훈과 결혼 8년차.."토끼야" "빠삐야"
결혼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에는 얼굴이 한결 밝아졌다. 한가인은 2005년 스물넷 어린 나이에 드라마 데뷔작 `노란 손수건`을 촬영하며 만난 동료 배우 연정훈과 결혼했다. `첫사랑의 아이콘`다운 순애보적인 연애, 그리고 결혼 이야기는 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의 관심사로 회자되고 있다.
`남편` 연정훈 이야기는 "발레, 클라이밍, 현대무용 등 운동으로 체력을 다진 덕분에 드라마에 영화까지 작품 두 편을 연달아 마칠 수 있었다"는 이야기 끝에 나왔다. 운동을 하기 이전까진 조금만 무리를 해도 앓아누워 연정훈이 "여보, 오늘은 괜찮아? 안 아파?" 묻기 일쑤였단다. `여보` `당신` 소리가 자연스럽다고 했더니 둘이 있을 때에는 "토끼야" "빠삐야" 부른다며 닭살 부부애를 과시했다.
"제가 싫증을 좀 잘 내는 편인데 예외인 게 세 개 있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먹고 있는 방토(방울토마토)랑 김, 그리고 울 신랑이요. 오래 알던 친구 같은 편안함이 매력이죠. 결혼 하나는 정말 잘한 것 같아요."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2세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과 영화 `건축학개론`으로 연기의 재미를 비로소 알게 됐다는 그는 요즘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지금은 일하는 게 재미있어서 내친김에 경험을 좀 더 쌓자 싶은데 사람 일을 누가 알겠어요. 아기는 좀 더 여유를 갖고 생각해보려고요. 하지만 생기면 낳아야죠. 아들, 딸 상관없이 최소 둘이 목표예요." (사진=한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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