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저링' 누가 보나 했더니···겁없는 10대들 '무서운데 볼래?'

  • 등록 2013-09-28 오전 8:10:00

    수정 2013-09-28 오전 8:10:00

영화 ‘컨저링’은 사람에게 들러붙은 악령과 이를 퇴치하는 엑소시즘을 다룬 영화다. 잔인한 장면이 없음에도 무섭다는 이유로 미국에서 R등급을 받았다. 국내에선 15세 이상 관람가로 상영되고 있다.
[이데일리 스타in 최은영 기자]추석 명절에 누가 공포영화를 볼까 했다. 결과는 박스오피스 3위. 2주차에는 ‘스파이’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서더니 개봉 9일 만인 지난 25일에는 100만 고지를 가뿐히 넘겼다.

지난 17일 국내 개봉한 영화 ‘컨저링’ 이야기다. 공포 장르 외화가 국내에서 100만 관객을 돌파하기는 ‘주온’ 이후 10년 만이다. 개천절 휴일인 내달 3일께에는 ‘식스센스’의 기록(160만 명·배급사 집계)을 깨고 최고 흥행 공포 외화에 등극할 것으로 보인다. ‘컨저링’이라는 영화제목처럼 ‘마술’ 같은 행보다.

그렇다면 대체 어떠한 사람들이 명절에까지 공포영화를 찾아보며 ‘오싹함’을 즐긴 걸까. 이 영화의 예매 관객을 이데일리 스타in이 CJ CGV에 의뢰해 분석(17일~23일)한 결과 20대 관객의 지지가 남성 50.7%, 여성 55.4%로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이한 점은 10대 관객의 호응이다. 연령별 관객 조사에서 남녀 모두 15.2%로 그 뒤를 이었다. 이 같은 현상은 영화예매사이트인 맥스무비 집계에서도 나타났다. 10대의 예매점유율이 12%. 맥스무비가 집계를 시작한 뒤 공포 장르에서 10대의 예매율이 두자릿수를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맥스무비 영화연구소 김형호 실장은 “‘컨저링’의 깜짝 흥행에는 교복을 입은 10대 관객이 있다”라면서 “‘컨저링’에 앞서 ‘더 웹툰: 예고살인’ ‘숨바꼭질’ 등도 흥행에 성공했다. 좁게는 공포영화의 소재가 기존 ‘교복 공포’에서 ‘익명성 공포’로 바뀐 것이지만, 넓게는 10대의 고민이 학업 스트레스에서 관계 스트레스로 바뀐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영화의 국내 홍보·마케팅을 맡은 올댓시네마의 한 관계자는 “개봉 전 트위터 등을 통한 입소문이 영화 흥행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라며 “특히 나이 어린 학생들 사이에 ‘이 영화 굉장히 무섭다던데. 너 볼 수 있어?’ 식의 서로의 담력을 테스트하는 듯한 반응이 많았다. 이번 주말 학생들의 중간고사가 끝나면 더 많은 관객이 극장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컨저링’은 새집을 마련해 이사한 페론 가족이 그곳에서 기이한 일을 겪게 되는 일을 그린 영화다. ‘쏘우’ 시리즈로 유명한 제임스 완 감독의 신작으로 잔인하지 않은데 무섭고, 영화 속 초자연적 현상들이 실화를 기초로 하고 있다는 사실 등이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영화 ‘컨저링’은 지난 7월 북미 등지에서 개봉해 제작비 2000만 달러(약 216억 원)의 14배가 넘는 2억8540만 달러의 엄청난 수익을 거뒀다. 국내에서도 개봉 열흘간 11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으며 흥행 순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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