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6만 배우들, 63년 만에 작가 파업에 동참…할리우드 마비 위기

美 배우조합, 만장일치로 작가조합 파업 동참 결의
배우조합 파업 43년, 작가조합과 동반 파업은 63년 만
제작사 측과 협상 결렬…재상영분배금·AI 이슈 등 이견
  • 등록 2023-07-14 오전 8:36:21

    수정 2023-07-14 오전 8:36:21

13일(현지시간) 미국 배우·방송인 조합이 만장일치로 파업에 결의한 모습. (사진=로이터)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미국에서 작가들의 파업이 두 달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배우 및 방송인들까지 취지에 동참해 동반 파업을 결의하면서 할리우드가 마비될 위기에 처했다. 미국의 배우 및 방송인들이 작가조합과 함께 동반 파업을 벌이는 것은 1960년 이후 무려 63년 만이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 이하 ‘배우조합’)은 미국 시나리오 작가조합(WGA)의 파업에 합류해 돌입한다고 밝혔다.

던컨 크랩트리-아일랜드 배우조합 수석협상가는 이날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조합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도부 투표로 오늘 밤 12시(현지시간)부터 파업을 시작할 것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알렸다.

이로써 배우조합에 소속된 16만 배우 및 방송인들이 63년 만에 작가조합과 함께 파업에 나서면서 할리우드의 모든 제작 활동 및 출연이 중단되는 초비상 사태를 맞았다.

앞서 이들은 넷플릭스, 디즈니, 디스커버리-워너 등 글로벌 OTT 및 대형 콘텐츠 스튜디오들이 소속된 영화·TV제작자연맹(AMPTP)과 고용계약 협상을 벌여 왔다. 당초 배우조합과 AMPTP 간 계약은 지난달 30일 만료될 예정이었으나 협상 과정에서 한 차례 연장돼 전날 오후 11시 59분(미 서부시간 기준) 만료됐다.

배우조합의 파업은 앞서 파업을 시작했던 작가조합처럼 AMPTP와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결의됐다. 배우조합도 작가조합과 마찬가지로 OTT 스트리밍 시대 도래에 따른 재상영분배금(residual, 일명 ‘공정한 보상’)과 기본급 인상,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배우들의 권리 보장 등 처우 및 환경 개선을 요구해왔다. 특히 OTT 플랫폼 시청이 주된 시청 패턴으로 자리잡은데 반해, TV와 다르게 OTT에선 시청자들이 작품을 볼 때마다 작가·감독·배우들에게 지급하는 로열티인 재상영분배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다는 점이 배우조합원들의 가장 큰 불만 사항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자신들의 외모나 목소리가 AI가 생성하는 이미지에 무단으로 사용될 것을 우려해 이를 방지할 대책 마련도 함께 요구했으며, 의료·연금보험 강화와 불합리한 오디션 관행의 개선도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프랜 드레셔 배우조합 회장은 “고용주들은 월스트리트와 탐욕을 최우선 순위로 삼고, 그 기계를 작동시키는 필수적인 기여자들을 잊고 있다”며 “역겹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일침하기도 했다.

반면 사측인 AMPTP는 성명에서 “이것은 우리의 선택이 아니라 노조의 선택”이라며 “노조가 역사적인 임금·재상영분배금 인상, 연금·건강보험료 상한액 대폭 인상, 시리즈 제작 기간 단축, 배우의 디지털 초상권을 보호하는 획기적인 AI 대책 등을 담은 우리의 제안을 묵살했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고, 협상 막바지 미 연방조정화해기관(FMCS)이 중재에 나서기도 했으나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한편 배우조합이 파업을 진행한 것은 1980년 이후 43년 만이며, 작가조합과 동반 파업에 나선 것은 63년 만이다. 이미 두 달 넘게 지속된 작가들의 파업으로 할리우드 대부분 작품 및 프로그램의 제작 상황이 올 스톱된 가운데, 배우들까지 합류하면서 할리우드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체가 타격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실제로 미국 및 캐나다에선 작품 제작이 중단돼 VFX 회사 등 관련 콘텐츠 제작 인력들이 잇달아 실업자가 되는 등 파장이 크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오늘도 완벽‘샷’
  • 따끔 ㅠㅠ
  • 누가 왕인가
  • 몸풀기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