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 빛나는 '소영선배' 이소영

  • 등록 2020-12-17 오전 7:52:23

    수정 2020-12-17 오전 7:54:15

GS칼텍스의 고참급으로 팀의 궂은 일을 책임지는 ‘소영 선배’ 이소영. 사진=KOVO
GS칼텍스 이소영의 강스파이크. 사진=KOV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소영 선배라는 별명, 참 마음에 들어요”

GS칼텍스의 레프트 공격수 이소영(26)의 별명은 ‘소영 선배’다. 데뷔 초에는 ‘아기용병’으로 불렸지만 연차가 쌓여 어느덧 연차가 쌓이면서 이른바 ‘짬밥’에 어울리는 새로운 별명이 자연스럽게 붙었다.

‘소영선배’ 이소영은 GS칼텍스를 지지해주는 버팀목이나 다름없다. 팀의 주된 공격을 책임지는 선수는 외국인선수 메레타 러츠와 후배 강소휘다. 하지만 공격은 물론 리시브, 수비 등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이소영이 없다면 GS칼텍스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지난 16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KGC인삼공사와의 도드람 2020~21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홈경기는 이소영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 경기였다.

이날 GS칼텍스는 매 세트 KGC인삼공사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세트스코어 3-1로 이겼다. 러츠가 32점을 책임지고 강소휘는 16점을 올렸다. 이소영은 10득점에 공격성공률 31.82%를 기록했다. 기록만 놓고 보면 평범한 수준이다. 하지만 숫자 그 너머를 보면 이소영의 팀 공헌도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소영은 팀 내에서 가장 많은 34개의 리시브를 받았고 그 가운데 19개를 정확히 세터에게 연결했다. 리시브 효율이 무려 55.88%나 됐다. 보통 리시브 효율이 40%를 넘기면 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이소영은 이를 훨씬 뛰어넘는 50%대 중반 기록을 냈다.

디그도 13개나 성공했다. 리베로 한수진과 강소휘(이상 14개)에 이어 3번째 많은 숫자다. 수비에서 몸을 아끼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범실은 겨우 2개뿐이었다.

이소영의 존재감은 올 시즌 개인기록에서도 잘 나타난다. 이소영은 이날 경기 포함, 득점 부문 8위(180점), 공격 종합 8위(36.27%), 서브 득점 8위(세트당 0.204개), 리시브 5위(40.57%), 수비 종합 7위(5.500개) 등 공수를 가리지 않고 각 부문 10위 안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못하는 것 없이 고르게 잘하는 이소영의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도 이소영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소영은 배구를 똑똑하게 잘하는 선수인 동시에 팀의 궂은 일을 책임지고 있다”며 “이소영이 없다면 그 자리를 메우는 것이 어려웠을텐데 잘 해주고있다”고 말했다.

팀의 주장으로서 리더 역할까지 책임지고 있는 이소영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승점 3점을 따서 다행이고 기분이 좋다”며 환하게 웃었다.

올 시즌 리시브 기량이 한층 발전했다는 평가에 대해 이소영은 “나는 원래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감독님이 별로라고 해서 이를 악물고 연습을 했다”며 살짝 쑥스러워했다. 그러면서 “내가 리시브에서 버텨줘서 우리 팀이 안정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도록 도와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이소영은 대표적인 노력파로도 잘 알려져있다. 특히 부상으로 여러 차례 힘든 시기를 보낸 뒤부터 몸 관리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 그는 “경기 전 근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운동을 많이 하는 것 같다”며 “특히 경기 시작 전에는 밴드 운동으로 어깨를 많이 푼다. 공격을 많이 하다 보니 어깨가 많이 아픈데 밴드 운동을 통해 속근육을 키우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어린 나이 때부터 실질적인 리더 역할을 하다 보니 책임감도 많이 느낀다. 이소영은 “주장이라는 위치가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일텐데 그래도 팀원들이 믿어주고 따라주기 때문에 그에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이다”며 “내가 더 많이 뛰고 끌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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