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김 "내 몸 안엔 한국인 피가 흐른다"

제주 발렌타인챔피언십 출전 앤서니 김
지옥훈련 시킨 아버지가 독재자 같았던 적도…
튀는 언동이 오해 불러… 이제 말 아낄 것"
  • 등록 2008-03-12 오전 9:26:46

    수정 2008-03-12 오전 9:26:51

[조선일보 제공] 미국 PGA(남자프로골프) 투어의 '떠오르는 별' 앤서니 김(22·한국명 김하진)이 한국에 왔다. 13일부터 제주 핀크스골프장에서 열리는 유럽골프투어 발렌타인챔피언십에 초청을 받았다. 1971년 미국 LA로 이민을 간 폴 김(66)·김미령(57)씨의 아들로 태어난 그의 한국 대회 출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앤서니 김은 300야드를 넘는 폭발적인 드라이브샷, 오만하다는 비판을 들을 정도의 자신감과 직설적인 말투로 미국 PGA투어 화제의 인물이 됐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조언자로 알려진 마크 오메라에게서 "22세 때의 우즈 스윙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았던 그는 고교 때부터 미국 아마추어 무대를 휩쓸었다. 2006년 8월 오클라호마대학 3학년 때 프로에 뛰어든 그는 한 달 만에 벨라로 텍사스오픈 공동 2위에 오르고, 그해 12월 Q스쿨에 합격해 정식 투어 멤버가 됐다.

앤서니를 만든 '골프 대디(daddy)'

앤서니는 "골프 재질은 타고난 것 같다"고 스스로를 평가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 아버지의 열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딜러로 일했던 아버지는 농구 선수가 되고 싶어했던 아들에게 골프채를 잡게 했다. 1m62의 키로는 농구 선수로 성공할 수 없다고 느꼈던 앤서니도 순순히 그 뜻을 따랐다.

아들의 골프에 모든 것을 걸다시피 했던 아버지는 앤서니에게 '독재자'처럼 느껴졌다. 앤서니가 고교에 진학할 때 그의 가족은 LA 시내 집을 팔고 인근의 라 킨타로 이사했다. 골프장 옆에 살아야 연습을 더 많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한 아버지의 뜻이었다. 앤서니는 "그건 일종의 도박 같은 것"이라고 했다. 넉넉하지 않은 경제 형편 탓에 대출을 또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새벽부터 시작되는 강훈련에 앤서니는 넌더리를 냈다. 아버지는 대회에 나가 우승을 하고 와도 점수가 좋지 않으면 우승컵을 내팽개치기도 했다. 끊임없이 자신을 몰아붙이는 아버지에 대한 앤서니의 반항심도 함께 커졌다. 부자(父子) 사이엔 냉기가 흘렀다. 몇 년간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 그의 오클라호마 대학 입학은 일종의 도피처이기도 했다.

2006년 12월. 미 PGA투어 Q스쿨에 13위로 합격한 순간 부자(父子)는 눈물 어린 포옹으로 냉랭했던 관계를 정리했다. 앤서니는 "그때 이야기를 떠올리고 싶지 않다. 확실한 것은 그 덕분에 오늘의 내가 있게 된 것"이라고 했다. 팜스프링스에서 살고 있는 부모는 이번에 함께 한국을 방문하려 했지만 몸이 아파 포기했다고 한다.

'당돌한 아이'의 변신

앤서니 김은 PGA투어 신인이었던 지난해 튀는 언행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타이거를 잡으러 왔다"고 큰소리를 치는가 하면, 닛산오픈 때는 색깔이 다른 신발을 신고 나와 "실력이 신통치 않으니 신발이라도 튀어야 하지 않나" 하고 말했던 적이 있다. 한 언론에는 "KJ(최경주)나 레티프 구센처럼 개성 없는 선수가 되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된 적도 있다.

앤서니는 그러나 "절대로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최경주에 대한 언급을 부인했다. "그를 존경하고 있으며, 내가 가고 싶은 길을 가는 선배다. 나와 주변 사람에게 잘해준다"고 해명했다. 그는 "올해부터는 말을 아낄 것"이라고 했다. 오해를 만들고, 진짜 내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나는 한국인이다"

앤서니는 한국말을 곧잘 알아듣는다. 기본적인 대화는 나눌 수 있다. 초등학교 3~5학년 때 한국의 이모 집에 한두 달씩 머물며 유치원에서 한국어를 배웠다고 한다. 그는 "미국에서 태어났는데 한국인이라는 의식이 있느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당연하다(absolutely)"고 했다. 코리안 아메리칸(Korean-american)이라는 단어를 여러 번 써가며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한국 팬들의 관심이 높을 것 같아 긴장된다"는 앤서니는 부모의 나라를 대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골프를 하겠다고 말했다.


앤서니 김은

▲1985년 6월 미국 LA 출생
▲2세 때 골프채를 잡고 3세 때 필드에 나갔음. 9세 때 처음 18홀 라운드
▲LA 인근 라킨타(LA Quinta) 고교 때 전국대회 제패
▲2004~2006 3년 연속 All-America(골프 부문 대학 최고 선수) 선정
▲미국 주니어골프 협회 최우수선수 4회 선정
▲2006년 8월 오클라호마대학 3학년 중퇴 후 프로데뷔. 9월 PGA투어 발레로 텍사스오픈 공동2위
▲2006년 12월 Q스쿨 통과. PGA투어 출전권 획득
▲2007년 톱10 4회. 상금순위 60위(154만5195달러)
▲2008년 밥 호프 크라이슬러 클래식 공동 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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