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또 폭로 “기자회견 못 간 이유는…한국 가서 다 말할 것”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한국 배드민턴에 28년 만에 올림픽 단식 금메달을 안긴 안세영(22·삼성생명)이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선수 관리 소홀을 지적하며 “대표팀과 함께 하기 힘들 것 같다”고 선언해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그가 한국 귀국길에서 또 다시 폭로성 발언을 했다.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단식에서 금메달을 따고 선수 지원 문제를 비판한 안세영이 6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 공항을 통해 출국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세영은 6일(현지 시각) 오후 프랑스 파리 샤를 드 골 국제공항에서 귀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기 전 한국 취재진에 “제 입장은 한국 가서 다 얘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 조금만 기달려 달라”며 “지금 많이 복잡하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파리 시내에 마련된 코리아하우스에선 대한체육회 주재로 배드민턴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이 열렸다. 혼합복식에서 은메달을 딴 김원호와 정나은은 참석했으나 안세영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대한체육회는 “안세영은 본인 의사로 불참한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안세영은 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안 나간 것은 나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기다리라고 해서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며 “아무것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본인에게 기다리라고 한 주체가 대한체육회인지 대한배드민턴협회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안세영은 “많은 선수가 축하받아야 할 자리인데 축하받지 못하는 것 같아 너무 미안하다. 그럴 의도는 아니었지만 그렇게 비치는 것 같다. 축하받아야 할 선수들은 축하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안세영이 불참했던 배드민턴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은 김원호, 정나은만 참석했지만, 포커스는 불참한 안세영에 맞춰졌다. 이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읽힌다.

안세영이 자신의 입장을 취재진에 알린 반면 배드민턴 대표팀을 총괄하는 김학균 감독은 “말씀드릴 게 없습니다“ ”말할 게 없어요”라고 한 뒤 여러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안세영과) 얘기 나눠 보셨나’ ‘부상 관리와 훈련 방식에 대한 지적이 있다’ ‘선수가 감독님에게 서운함을 표현한 것 같다’ 등 여러 질문에도 묵묵히 입을 닫았다.

한편 이번 올림픽에 동행했던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은 이날 선수단, 코치진과는 다른 비행기를 타고 먼저 파리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협회 관계자는 항공편을 급히 바꾼 것이냐고 묻자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안세영이 5일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 드 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을 차지한 후 세리머니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안세영은 지난 5일 오후 5시 55분 프랑스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허빙자오(중국)를 꺾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이어 금메달을 딴 직후 인터뷰를 통해 배트민턴협회의 문제점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안세영은 “부상이 생각보다 심각했다”며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선수 부상 관리, 선수 육성 및 훈련 방식, 협회의 의사결정 체계 등에 대한 문제점을 비판했다. 그는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 함께 가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의미심장한 말도 덧붙였다.

이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는 “은퇴를 시사한 것은 아니다”라며 “선수들의 보호에 대한 이야기임을 이해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제가 하고픈 이야기에 대해 한 번은 고민해주고 해결해주는 어른이 계시길 빌어본다”는 바람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