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추억’ 이후 10년 만에 다시 형사로 돌아온 김상경(41)에게 ‘몽타주’(감독 정근섭·제작 미인픽쳐스)는 여러 면에서 의미가 각별한 작품이다. 보람이 크다. 해묵은 답답함을 씻었고 새로운 보석도 발견했다. “500% 만족한다”며 새 영화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는 16일 개봉하는 ‘몽타주’는 아동 유괴·사망사건을 그린 범죄 스릴러다. 이야기는 공소시효가 만료되기 5일 전부터 시작한다. 극 중에서 그는 15년 넘게 한 사건을 쫒는 형사 오청호를 연기했다. ‘살인의 추억’ 이후 형사 역할만 40번 이상 제안을 받았으나 의도적으로 피했다는 그다. 같은 형사 역할에 검증 안 된 신인 감독 작품. ‘몽타주’는 무엇이 달랐을까.
정근섭 감독, ‘제2의 봉준호’ 예감
10일 오후 서울 중구 회현동의 한 빌딩에서 만난 김상경은 영화를 촬영하며 울고 웃었던 추억들을 어느 것 하나 빠트릴 새라 바쁘게 털어놨다.
출연을 결정한 건 감독이 직접 쓴 시나리오에 끌려서다. “시간의 흐름과 구조를 이용한 시나리오가 독특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로 데뷔한 정근섭 감독의 연출력을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처음에는 감독이 신인이라 적잖이 걱정도 됐어요. 촬영 중반쯤 지나고부터 바로 마음을 놨죠. 처음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영화를 너무 잘 찍는 거예요. 콘티를 촬영 중간 바꾸질 않나. 경험 많은 중견감독도 그렇게는 잘 못하거든요. 언론시사회 때 완성된 영화를 보고 펑펑 울었네요. VIP 시사회에서 다시 보며 또 울고. 좋은 영화, 만만치 않은 영화가 나왔고 충무로에 또 한 명의 훌륭한 감독이 나왔다고 자신해요.”
10년 전과 달라진 건 2% 부족해 아쉬웠던 결말이 속 시원하게 해소된다는 것과 당시만 해도 독신주의자로 미혼이던 그가 네 살배기 아이를 둔 아빠가 됐다는 사실 등이다. 같은 스릴러 장르의 영화지만 범인의 ‘심리’를 쫒기 보단 아이를 잃은 어머니의 애끊는 모정 등 ‘휴먼’에 방점을 찍은 점도 다르다. 김상경은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사회적인 메시지’에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극 중 대사에도 나오지만 15년이란 시간이 지났다고 피해자 가족이 과연 범인을 용서할 수 있을까요? 살인범이 스스로 잘못을 뉘우칠까요? 전 아니라고 봐요. 만약 우리 애가 그런 일을 당한다면 전 죽어서도 용서하지 못 할 것 같거든요. 공소시효는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홍상수·봉준호·김지훈 “복 많은 배우”
김상경은 반듯한 겉모습과 달리 배우로 유연한 길을 걸어왔다. 1998년 드라마 ‘애드버킷’으로 데뷔해 2002년 홍상수 감독의 영화 ‘생활의 발견’으로 충무로에서 입지를 굳혔고 이듬해 ‘살인의 추억’으로 흥행배우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후 10년 동안 ‘극장전’(2005), ‘하하하’(2010) 등 저예산 예술영화와 ‘화려한 휴가’(2007), ‘타워’(2012)같은 100억원대 상업영화, ‘대왕세종’(2008) 등 드라마를 오가며 연기 잘하는 배우이자 대중에게 친숙한 배우로 사랑받았다.
“제가 복이 많아요. 홍상수 감독님의 영화로 세계 유명 영화제에 갔죠. 상업영화 최고봉인 봉준호 감독과 개인적으로 친구인 김지훈 감독 영화로 500만 명 이상이 본 흥행작을 세 편이나 만들었는걸요. 여기에 ‘몽타주’ 정근섭 감독까지. 감독 복은 타고난 것 같아요.”
앞서 언급한 감독들이 같은 시기에 캐스팅을 해온다면 어떤 선택을 하겠느냐는 물음에는 “난감하다”면서 “제발 그런 행복한 고민을 좀 던져줬으면 싶다. 상상만으로도 즐겁다”고 눙쳤다.
(사진=한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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