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4차전 키 포인트 '리오스, 외계인 모드냐 지구인 모드냐'

  • 등록 2007-10-26 오전 11:35:59

    수정 2007-10-26 오전 11:47:09

사진=두산베어스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지난 1999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뉴욕 양키스의 조 토레감독은 이런 말을 했다. "(보스턴) 페드로 마르티네스는 지구인이 아니라 외계인이다.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서 졌지만 외계인이 던진 경기였기 때문에 우리는 패한 것이 아니었다."

이후 믿을 수 없을만큼 빼어난 실력을 보여주는 선수들에게 '외계인'이라는 호칭을 붙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두려움과 부러움이 함께 섞인 감탄사인 셈이다.

인기 만화가 최훈씨는 지난 2004년의 마르티네스를 '지구인으로 귀화 신청했다'고 표현해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당시 마르티네스의 성적은 16승9패 방어율 3.90이었다. 매우 빼어난 성적이었지만 이전의 마르티네스를 떠올리면 그나마(?) 인간적인 성적이었다는 뜻이었다.

2007년 한국 프로야구에도 '외계인'이라는 극찬을 받을 만한 투수가 한명 있다. 두산의 에이스 리오스가 그 주인공이다.

리오스는 정규시즌에서 99년 정민태(현대) 이후 첫 20승을 넘어서며 22승5패 방어율 2.07의 성적을 남겼다.

특히 한국시리즈 상대인 SK전서는 무적이나 다름 없었다. 5경기에 등판해 4승1패 방어율 0.22라는 믿어지지 않는 성적을 남겼다.

숫자만으로 그의 위력을 다 설명할 수는 없다. 지난 6월 16일 문학 SK전서는 부친상으로 미국에 다녀오자 마자 곧바로 마운드에 올라 9이닝 무실점의 완봉승을 거두는 위력투를 선보이기도 했다. 시차나 체력적 부담도 리오스를 막지 못했다. 이쯤되면 정말 '사람이 아니다'라는 탄식과 경탄이 함께 나올 수 밖에 없다.

리오스는 포스트시즌서도 '외계인 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와 플레이오프 1차전과 SK와 한국시리즈 1차전서 17이닝동안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투구수도 매우 인상적이다. 한화전서는 8이닝을 91개의 공으로 끝냈고 SK전서는 9이닝을 99개의 공으로 마쳤다.

한국시리즈서 100개도 되지 않는 공으로 9이닝을 완봉한 것은 리오스가 처음이다. 믿기지 않을 정도의 호투 행진을 하고 있는 셈이다.

리오스는 26일 한국시리즈 4차전에 다시 나선다. 지금까지의 위용만 놓고 보면 승리는 두산 쪽에 가깝다.

그러나 SK가 전혀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리오스는 올 시즌 단 한번도 3일 휴식 후 마운드에 오른 적이 없다. 전술한대로 리오스는 부친상으로 미국에 다녀온 뒤에도 위력적인 공을 뿌리는 투수지만 그도 인간이라면(?) 낯선 환경은 그의 어깨를 위축시킬 수도 있다.
 
실제 리오스는 하루라도 더 쉬었을 때 더욱 좋은 공을 던졌다. 보통의 등판 간격인 4일 휴식 후 경기에선 12승5패 방어율 2.42였지만 5일 휴식과 6일 휴식 후 경기에선 패전이 없다. 5일 쉰 뒤에는 6승 무패 방어율 1.47이었고 6일 이상 휴식 후엔 4승 무패에 0.74라는 놀라운 방어율을 기록했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한화와 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두고 "오늘 한화 선발이 (특급 투수)류현진이지만 올 시즌 한번도 사흘 쉬고 마운드에 오른 적이 없기 때문에 변수가 있을 수 있다. 우리에게 승산이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류현진도 '괴물'이라는 극찬을 받는 투수지만 이전에 없었던 짧은 휴식은 독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결국 류현진은 1회만 던지고 팔꿈치 통증으로 마운드를 내려왔고 두산은 낙승을 거뒀다.

물론 SK 타선이 리오스를 난타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그러나 리오스를 조금이라도 일찍 강판시키기만 해도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두산 불펜 상황이 그리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임태훈을 빼면 확실하게 믿을만한 카드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리오스가 과연 '외계인 모드'를 이어갈 수 있을까. SK는 지금 리오스가 마르티네스 처럼 지구에 귀화 신청서를 접수시켜주길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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