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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호주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연장전 승부 끝에 2-1로 승리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에서 후반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로 기사회생한 뒤 승부차기 끝에 승리했던 한국 축구. 이번에도 감동과 투혼의 드라마가 펼쳐졌다. 지난번 드라마 1편의 주인공이 조규성(미트윌란)이었다면 이번 드라마 2편 주인공은 주장이자 에이스인 손흥민이었다.
전후반 90분 내내 손흥민읜 호주의 질식수비에 막혀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유의 날카로운 슈팅을 때릴 기회를 얻지 못하고 고전했다. 손흥민이 힘을 내지 못하면서 한국의 승리 희망도 점점 사그라지는 듯했다.
호주 수비수 여러 명이 그를 둘러쌌지만 공을 뺏기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호주의 루이스 밀러가 손흥민의 다리를 걸었고 주심은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호주 선수들은 공을 먼저 건드렸다고 항의했지만 VAR 판독까지 간 끝에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황희찬이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키면서 한국은 벼랑 끝에서 간신히 탈출해 연장전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연장전에서 손흥민의 존재는 또 한 번 빛났다. 이번엔 호주 진영 페널티박스 밖 왼쪽 모서리 부근에서 황희찬이 파울을 얻어냈다. 이때 다리를 건 호주 선수도 역시 루이스 밀러였다.
이날 한국의 이룬 2골을 모두 책임진 손흥민은 지난 2015년 호주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개최국 호주에 1-2로 당했던 패배도 멋지게 설욕했다.
당시 대표팀 막내였던 손흥민은 결승전에서 패한 뒤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이날 역시 손흥민은 경기를 마친 뒤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눈물을 쏟았다. 이번 눈물은 아쉬움이 아닌 기쁨의 눈물이었다. 2015년 결승전 당시 선수로 함께 뛰었던 차두리 대표팀 코치가 손흥민을 다독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손흥민은 경기 후 방송사 인터뷰에서 “이런 승리는 원하는 바가 아니지만 이기는 것 자체가 팀 분위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모든 선수들의 희생과 도전정신에 감명받았다”면서 “선수들의 투혼에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