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국대는 국대였다…김택수, 유승민에 ‘압승’

  • 등록 2022-07-10 오전 9:18:42

    수정 2022-07-10 오전 9:18:42

9일 방송된 국대는 국대다 방송분(사진=국대는 국대다 캡처본)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스승과 제자의 대결에서, 스승이 승리를 거둡니다!”

1998 방콕 아시안게임 탁구 남자 단식 금메달리스트인 ‘레전드’ 김택수가 2004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제자인 유승민을 접전 끝에 3:1로 누르며, 완벽한 ‘드라마’를 탄생시켰다.

9일 방송한 ‘국대는 국대다’ 18회는 은퇴한 지 각각 18년, 10년이 된 두 사람이 전성기급 폼으로 돌아와, 매 라운드마다 ‘듀스’를 기록할 정도로 치열한 접전을 벌인 현장이 생생하게 중계되며 역대급 짜릿함을 선사했다.

먼저 유승민의 훈련 과정이 공개됐다. 전담 코치를 구하지 못해 후배들과 연습을 해왔던 유승민은 페이스메이커 홍현희-김동현의 도움으로 현 탁구 국가대표 감독인 주세혁을 특별 코치로 영입했다. 훈련 도중 김택수의 ‘염탐’으로 인해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주세혁 감독이 섭외한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인 현역 선수 김동현과 실전 훈련을 이어가며 김택수식 ‘쇼트 플레이’ 대비에 나섰다. 여전한 파워 드라이브로 현역마저 떨게 만든 유승민은 “나의 존재를 국민들에게 다시 각인시키고 싶다”며, 서울-제주에 오가며 독한 훈련을 이어 나갔다.

김택수는 아시안게임 당시 자신을 지도했던 안재형과 ‘유승민 공략법’ 훈련을 이어 나갔다. 볼 컨트롤과 잔 움직임 등 세밀한 부분을 교정해나가며 범실 줄이기에 집중한 것. 이어 김택수는 안재형과의 대화에서 “유승민과의 경기를 처음엔 가볍게 생각했지만, 실제로 리얼한 훈련을 이어 나가다 보니 포기하고 싶다는 갈등이 컸다. 그 갈등을 이겨내고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또한 “이 게임이 인생 마지막이기 때문에, 어느 경기보다 이기고 싶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며, 경기 직전까지 훈련에 모든 신경을 집중했다.

드디어 찾아온 경기 당일, 대기실에서 최종 점검 중이던 김택수와 유승민은 “컨디션이 너무 좋다”, “이것이 바로 유승민의 ‘줄기’”라며 각각 3:0 ‘완승’을 자신했다. 본 경기장에서 서로를 마주한 뒤에는 “오늘 이 자리에서 유승민의 은퇴 경기를 치러 주겠다”, “당연히 내가 이길 것이기 때문에 이 상황이 그저 즐겁다”며 팽팽한 기 싸움을 가동했다. 더욱이 김택수의 특별 코치로 자리한 ‘국국대’ 초대 챔피언 현정화는 “오늘 김택수의 몸 상태를 보니 게임이 재밌겠다는 예감이 든다. 정말 멋진 경기를 보게 될 것”이라고 예고해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달군 터. 두 사람은 수많은 탁구인과 가족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으며 본 시합에 돌입했다.

이날의 경기는 5판 3선승제, 한 판당 11점 내기로 진행됐다. 드디어 시작된 1세트에서는 김택수가 날카로운 스매시와 파워 드라이브로 연속 3점을 따며 초반 기세를 잡았다. 반면 잔 실수로 잠시 흔들렸던 유승민은 파워 서브와 특기인 포핸드 드라이브로 4:4를 만들어냈다. 이후로도 6:6, 7:7, 8:8로 용호상박의 동점 상황이 계속된 가운데, 김택수가 10:8까지 달아났지만, 유승민이 또다시 2점을 따라잡으며 결국 10:10 듀스가 됐다. 치열한 랠리 끝에 유승민의 드라이브가 두 차례 네트에 걸리며 김택수가 12:10으로 1세트를 따냈다.

2라운드에서도 유승민의 범실이 이어졌고, 덕분에 김택수가 5:3으로 초반 경기를 리드했다. 그러나 감각을 차츰 되찾은 유승민은 예측하기 힘든 서브와 강력한 파워의 스매시를 통해 6:5로 첫 역전을 해냈다. 이후로도 계속 공방이 이어지며 7:7과 8:8, 9:9의 동점 상황이 연속된 가운데, 유승민의 서브 범실과 김택수의 공격 실패로 인해 2라운드마저도 10:10 듀스가 됐다. 여기서 유승민은 주특기인 포핸드 드라이브를 두 번 연속 내리꽂으며 12:10으로 2게임을 가져갔다.

3세트에서는 유승민이 초반 3:0으로 경기를 리드했다. 그러나 곧 김택수가 매서운 기세로 따라잡으며 4:3 역전 상황을 만들었고, 치열한 랠리 끝에 또다시 7:7이 된 상황. 여기서 유승민이 두 번의 범실로 2점을 허용하자, 김택수는 포핸드를 짧게 넣는 영리한 공격으로 10:7로 달아났고, 결국 11:9로 승리했다. 4라운드에서는 심리적인 부담을 드러낸 유승민이 김택수의 기세에 밀리는 모습을 보인 가운데, “감이 왔다”는 김택수는 단 한 번의 역전도 허용하지 않은 채 10:6까지 점수를 벌렸다. 결국 김택수가 11:7로 게임을 따내며, 경기 전 자신이 공언했던 세트스코어 3:1로 최종 승자에 등극했다.

서로를 뜨겁게 끌어안으며 경기를 마무리한 후, 아쉽게 패자가 된 유승민은 “총 대신 라켓을 든, 총성 없는 전쟁이었다”라며 “스승인 김택수 감독과 함께해 더 즐겁고 행복했다”고 전했다. 이날의 주인공 김택수는 “50일 동안의 훈련 기간 동안 내 인생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인생에 굉장히 멋진 스토리가 생겼다”며, 프로젝트를 마무리한 가슴 벅찬 소감을 전했다.

탁구 여제 현정화의 복귀전 승리로 시작부터 세상을 놀라게 한 ‘국대는 국대다’는 또 한 번의 ‘대반전 서사’를 쓴 두 레전드의 탁구 경기로 시즌1을 짜릿하게 마무리했다. ‘국대는 국대다’는 짧게는 한 달, 길게는 50일까지 이어진 레전드들의 복귀 과정을 세심하게 담아낸 것은 물론, 매 경기 ‘투혼’이 살아있는 이들의 라스트 댄스를 그려내며 역대급 웰메이드 예능으로 우뚝 섰다. 그 결과 수많은 ‘국국대 마니아’들을 양산해내며, 시즌 내내 견고한 시청률을 유지하는 동시에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제공한 2022년 7월 예능 프로그램 브랜드평판 지수에서도 9위를 기록하는 등 숱한 화제성을 뿌렸다.

제작진은 “각 종목의 레전드들은 은퇴 후 많은 세월이 흘렀음에도 피나는 노력을 통해 경기장에서 여전한 기량을 드러내 크나큰 감동을 안겼다. 값진 승리를 끌어낸 현정화-남현희-이원희-김택수를 비롯해, 끝까지 투지를 불태우는 스포츠 정신을 보여준 이만기-박종팔-심권호-문대성-하태권-유승민 등 모든 레전드에게 존경을 표한다”며, “무엇보다 레전드와 현역 선수 모두를 순수하게 응원해준 시청자들 덕분에 ‘국국대’가 존재할 수 있었다. 고개 숙여 깊은 감사를 전하며, 하반기 더욱 강력해진 라인업과 스릴 넘치는 경기를 준비해 시즌2로 찾아뵙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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