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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2월 01일자 28면에 게재됐습니다. |
"1년 만에 한 번씩 담배를 바꿔 피는데 요즘에는 이게 끌리더라고요. 번거롭게 갈아타는 이유요? 글쎄요. 궁금하잖아요. 다른 건 또 어떤 맛일지···."
한쪽 눈을 가볍게 추어올리며 말했다. 튀는 행동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가방에서 주섬주섬 노트를 꺼내 펼치더니 질문을 받아 적기 시작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방법을 달리하면 뭐가 다를지 순간 궁금해졌다고 했다.
이렇듯 하정우(33)는 호기심 많은 남자였다. 어쩌면 이는 배우 하정우의 오늘을 있게 원동력일지 몰랐다. 새로운 캐릭터도 그만의 넘치는 호기심으로 완성됐다.
"`부산 사람들은 왜 목소리가 클까?` `뱃사람의 후손이니 말이 공격적인 건 당연해` `그럼 부산 여자들은 왜 애교가 넘치지?` `거친 남자와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정반대의 목소리 톤과 화법을 갖게 됐을 거야` `거친 남자들의 가당치 않은 애교는 또 뭐고?` `그런 남자와 여자 사이에 태어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두 가지 패턴을 모두 익히게 됐겠지?` 이런 식으로 유추해갔어요. 이를 기본으로 최형배 캐릭터를 만들어갔죠."
이번 영화에서 그는 윤종빈 감독과 다시 손을 잡았다. `용서받지 못한 자`(2005), `비스티 보이즈`(2008)에 이어 세 번째다. 하정우는 "잠원동 동네 술 친구에 학교 후배, 평생에 영화적 동지"라고 윤 감독을 소개했다.
"정말이지 행복했어요. `범죄와의 전쟁`은 기본적으로 최익현의 드라마입니다. 최민식 선배가 끌고 가는 게 맞는다고 봤어요. 저는 그 속에서 어떻게 조화를 이룰까? 그 계산만 하면 됐죠. 둘 다 불인데 최익현이 빨간 불이라면 최형배는 파란 불쯤 되겠네요. 최민식 선배 덕분에 영화에 무게감이 실리고 관객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갈 힘을 얻게 된 것 같아 기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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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는 최민식에게 무엇보다 인생 상담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거듭된 물음에 `사랑`에 대해서라고 짧게 말하고는 입을 닫았다.
하정우의 최근 행보는 숨 가쁘다. 2007년 영화 `추격자`가 시작이었다.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에 터보 엔진을 달고 쭉 뻗은 고속도로 위를 내달리는 느낌이다.
"어떻게 그 많은 일정을 소화하죠?". 요즘 하정우가 즐겨 듣는 말이다. 하정우는 이에 대해 "미리미리 생각하고 준비하면 못할 것도 없다"며 충무로의 가장 `핫`한 배우답게 이야기했다.
"이번 영화도 `추격자`가 개봉하던 2008년 이야기를 들어 그때부터 준비했어요. 작품을 통해 연기를 연마하고 학습한다 생각하면 다작(多作)도 나쁘지 않죠. 미국에서 활동하는 배우들 보면 1년에 3~4편씩, 5년 스케줄이 잡혀 있는 걸요. 우리라고 못할 게 있을까요? 어쩌면 집안 내력일 수도 있겠네요. 아버지(김용건)도 평생을 꾸준히 연기하고 계시니까요."
(사진=한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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