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혜 작가 "'니얼굴' 그리면 행복해"…장애 편견 딛고 아티스트로

  • 등록 2022-06-17 오전 6:00:00

    수정 2022-06-17 오전 9:50:04

캐리커처 작가 정은혜씨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문호리 리버마켓에서 사람들의 그림을 그렸고, 그림 그리는 게 제일 행복하고 중요합니다.”

발달장애인 캐리커처 작가 (정)은혜씨가 그림을 그리는 의미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은혜씨는 오는 23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니얼굴’로 관객과 만난다. ‘니얼굴’은 발달장애인인 은혜씨가 자신만의 세계에서 벗어나 사람과 세상과 소통하며 아티스트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아낸 다큐멘터리 영화다.

은혜씨는 자신의 영화를 본 소감을 묻는 질문에 “여러 번 봐서 지루해요”라는 답변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영화에는 은혜씨의 이런 쿨하고 위트 있는 모습이 가득 담겨 있다. ‘니얼굴’은 기존의 장애 영화와 달리 유쾌하게 은혜씨의 건강한 삶과 의지를 그려낸다.

은혜씨의 아버지로 ‘니얼굴’을 연출한 서동일 감독은 “가급적이면 발달장애인이 겪는 소외 차별 무시 외로움 이런 감정들보다는 은혜씨가 갖고 있는 매력을 통해서 유쾌하고 기분 좋게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은혜씨가 그림을 매개로 사회적 관계를 연결해나가고 확장해나가는 모습을 통해서 아티스트로서 어디에도 속할 수 없는 경계인이 아닌 사회의 일부로 당당하게 존재하는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2016년 여름 문호리 리버마켓에서 시작한 캐리커처는 어느 덧 4000점이 넘는 작품으로 완성됐다. 시선의 흐름에 따라 거침없이 대상을 그리는 은혜씨의 독창적인 작화법은 획일화된 기준에서 벗어난 아름다움을 포착해내며 시선을 붙든다. 은혜씨의 그림이 인기 있는 이유다.

은혜씨는 “사람들이 그림을 좋아해 주고 (찾아) 오니까 (속도가) 빨라지고 그러면서 늘고 또 늘었어요”라며 “사람들이 멋있다, 잘한다고 얘기해줄 때 기분이 좋아요”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그리고 싶은 사람의 얼굴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글쎄, 밀린 사람들이 있어서”라며 대답으로 또 다시 웃음을 선사했다.

은혜씨는 최근 종영한 ‘우리들의 블루스’를 통해 얼굴을 알렸다. 은혜씨는 극중에서 다운증후군 장애를 가진 한지민의 쌍둥이 언니 영희로 분했다. 드라마는 실제 장애를 가진 은혜씨를 통해 장애를 가진 이들과 그 가족의 이야기를 대변하며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다. 드라마의 인연으로 노희경 작가는 지난 8일 열린 ‘니얼굴’ VIP 시사회에 참석해 은혜씨를 응원했다.

은혜씨는 “(노희경 작가가) 멋있다고 잘한다고 말해줘서 감사하고 감동했습니다”라며 노희경 작가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어 드라마 촬영에 대해 “긴장, 떨림 없이 재미있었어요”라며 “선배님과 같이 연기하면서 좋은 시간 보냈습니다”고 좋은 기억으로 떠올렸다.

‘니얼굴’은 2020년 제작돼 그해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을 통해 첫선을 보였다. 당초 그 즈음에 개봉을 하려고 했다가 2년 가까이 지난 뒤에 개봉하게 됐는데, ‘우리들의 블루스’의 영향이 있었다. 서 감독은 “드라마에서 철저하게 숨겨진 인물로 설정된 터라 부득이 드라마 방송 이후로 개봉을 늦출 수밖에 없었다”며 “은혜씨가 드라마를 통해서 너무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어서 결과적으로 너무 잘 된 것 같다. 노희경 작가가 은혜씨의 실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셨지만 극장에서 ‘니얼굴’을 통해 은혜씨의 솔직한 모습을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은혜씨의 어머니로 작가 선배이기도 한 장차현실씨는 “이 세상의 수많은 은혜들이 고정관념에 갇힌 비장애인의 시선에 의해서 자신들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 영화를 통해서 발달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의 삶에 대한 욕구, 그리고 그들의 삶이 불행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아주면 좋을 것 같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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