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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가 12일 써클차트를 운영하는 한국음악콘텐츠협회에 문의해본 결과 올해 9월까지의 음반 판매량(이하 톱400 앨범 기준) 집계치는 8500만장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총 음반 판매량 8000만장을 뛰어넘은 수치라 눈에 띈다.
K팝 음반 시장은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음반 판매량 8000만장 시대를 맞이했다. 보이그룹들뿐만 아니라 걸그룹들까지 강력한 음반 파워를 발휘하면서 시장이 호황을 맞은 것이다. 지난해 블랙핑크, 에스파, 아이브, 트와이스, 있지 등 여러 걸그룹이 판매량 100만장을 넘긴 밀리언셀러작을 탄생시킨 바 있다.
이 가운데 팬덤 간의 초동 판매량 경쟁 열기도 더욱 뜨거워졌다. 초동 판매량은 앨범 발매 후 일주일 간의 음반 판매량을 뜻한다. 컴백 직후 구매 행위를 하는 열성 팬덤 크기를 가늠하는 지표로 통해 해당 수치를 높여 지지하는 아이돌의 자존심을 세워주려는 팬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한터차트를 운영하는 한터글로벌 곽영호 대표는 “컴백 직후부터 초동 판매량 수치를 확인하는 것이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K팝 팬들이 향유하는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K팝 소비국도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분위기 속 올해 컴백한 대다수의 팀이 음반 분야에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톱 보이그룹’ 세븐틴의 경우 데뷔 후 처음으로 한 해 동안 1000만장이 넘는 음반 판매고를 올리는 대기록을 달성하며 절정의 인기를 과시했다. 한국음악콘텐츠협회 집계 기준으로 세븐틴 앨범들의 올해 9개월 동안의 음반 판매량은 1104만3265장이다. 집계 기간 중 가장 많이 팔린 앨범은 지난 4월 발매한 10번째 미니앨범 ‘FML’으로 약 627만장이 팔렸다. 이는 K팝 아티스트의 단일 앨범 최다 판매량이다. 세븐틴이 오는 23일 발매하는 11번째 미니앨범 ‘세븐틴스 헤븐’(SEVENTEENTH HEAVEN) 선주문량의 경우 자체 최다인 467만장을 넘긴 상태다.
한편 일각에서는 K팝 시스템을 흡수한 초국적 아이돌 그룹들이 해외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흐름이 본격화하는 K팝 3.0 시대가 도래하면 글로벌 팬덤이 분산되며 국내 음반 시장 실적이 부진해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시선도 나온다. 역대급 판매량은 고무적이지만 호조를 장기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선 경계해야 할 지점도 있다는 것이다. 김진우 위원은 “K팝 토종 아이돌과 K팝 프로듀싱 기술을 통해 만들어진 해외 로컬 아이돌이 서로 글로벌 K팝 팬을 끌어 모으기 위해 맞붙는 무한 경쟁 시대가 찾아오는 데 대한 대비가 필요할 때”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