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소 민감할 법한 이야기였지만 이가영(23)은 웃음을 보였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4년 차인 이가영은 올해 9개 대회에 출전해 준우승만 2번을 했다. 지난해는 5번이나 챔피언 조에서 경기했지만, 준우승 한 번을 포함해 톱3만 3번을 기록하며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뒷심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꼬리표처럼 붙었다.
이가영은 “지난해에는 조급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내려놨다기보다는 편안하게 마음을 먹으려고 노력했다. 그는 “스트레스를 받긴 하지만 굳이 우승이 아니더라도 꾸준한 경기를 펼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가영의 ‘순둥이표’ 얼굴을 보고 ‘마음이 약해서 우승 경쟁에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한다. 이가영은 “나도 노는 것을 좋아한다. 낯을 가리기는 하지만 긍정적이고 활발한 밝은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이가영은 올 시즌 우승 없이도 상금 순위 5위에 올랐다. 페어웨이 안착률, 그린 적중률, 평균 퍼팅 등 모든 부문에서 모난 곳 없이 40위 안을 유지하고 있다. 출전한 9개 대회에서 모두 컷을 통과한 꾸준함이 시즌 초반부터 빛을 발하고 있다. 우승만 없지 ‘이가영=꾸준함’은 거의 공식처럼 굳어졌다.
그는 이번 시즌을 준비하며 “미국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특히 쇼트게임과 퍼팅 보완에 힘썼다”고 설명했다. 거리감을 맞추는 것과 짧은 퍼트를 매일매일 꾸준하게 연습한 것이 올해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마음을 비우기는 했으나 이가영에게도 우승의 간절함은 다르지 않다. 그는 “올해는 꼭 우승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열망이 가득하다. 그러면서 상금과 샷 테크닉, 퍼팅 등 모든 지표에서 지난해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하며 우승을 향해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일차적인 목표는 꾸준하게 계속 상위권에 오르는 거예요. 계속 두드리다 보면 우승이 나오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