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떨어진다”... 사과에도 홍명보 향한 싸늘한 팬심

'대표팀 사령탑 내정' 홍명보, 울산 팬들로부터 야유
울산 팬, "떠나는 과정에서 예의 부족했다"
홍명보 감독, "제 축구 인생 마지막 도전"
울산 팬들에겐 "정말 죄송하고 드릴 말씀 없다"
  • 등록 2024-07-12 오전 12:00:00

    수정 2024-07-12 오전 12:00:00

10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내정된 울산 HD 홍명보 감독이 광주FC와의 경기 후 자신을 비판하는 걸개가 내걸린 서포터스석 옆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수=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홍명보(55) 울산HD 감독이 축구 국가대표팀으로 떠나는 가운데 그를 향한 팬심은 싸늘하다.

10일 울산과 광주FC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22라운드 경기가 열린 울산 문수 축구경기장. 조금씩 비가 내리는 가운데 분위기는 무거웠다. 축제가 돼야 할 울산의 홈 경기는 전운이 감돌았다.

이날은 홍명보 울산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으로 내정됐다고 발표된 뒤 처음 열리는 울산의 경기였다. 자연스레 홍 감독의 첫 공식 석상이기도 했다.

대표팀 사령탑 후보에 이름이 오르내릴 때마다 줄곧 거절 의사를 밝혔던 홍 감독은 결국 감독직을 수락했다. 걱정하지 말라던 홍 감독이 말을 바꿔 대표팀으로 떠나자 울산 팬들은 분노했다.

한 울산 팬은 홍 감독에게 깊은 실망감을 전했다. 그는 “대한축구협회와 어떤 이야기가 오갔든 저희 팬들에게 분명히 ‘안 가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했는데 한순간에 저버렸기에 속상하다”라고 말했다.

10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내정된 울산 HD 홍명보 감독이 광주FC와의 경기 후 서포터스석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는 “저희도 국가대표팀 좋아하고 응원한다”라면서도 “그전에 상황 설명을 하고 팀에 최대한 피해 없게 하겠다고 했으면 이해했을 것인데 그 과정에서 예의가 부족했다”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또 다른 울산 팬은 “솔직히 정떨어지는 행보”라면서 시즌 중 리그 감독을 빼 간 협회도 지적했다. 그는 “K리그가 발전하고 이를 토대로 대표팀 경기력을 향상하는 게 순서 아닌가?”라고 반문한 뒤 “마치 대표팀이 최고고 K리그는 그 밑에 있는 것처럼 취급한다”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날 울산의 상대 팀이었던 광주 팬 역시 고개를 저었다. 그는 “리그 선두 다툼을 벌이는 팀의 감독이 갑작스럽게 대표팀으로 가는 건 K리그 팬으로서 아닌 것 같다”라며 “만약 우리 팀 감독이 그랬다면 엄청난 배신감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장에서 팬들의 분노는 더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울산 서포터즈는 홍 감독과 협회를 향해 ‘축협의 개 MB’, ‘피노키홍’, ‘K리그 무시하는 KFA 아웃’, ‘삼류 협회’ 등 항의 걸개를 내걸었다. 또 홍 감독을 향해서는 야유와 함께 “홍명보 나가”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10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내정된 울산 HD 홍명보 감독이 광주FC와의 경기 후 자신을 비판하는 걸개가 내걸린 서포터스석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 후 홍 감독은 예전 실패를 떠올리면 너무나 끔찍하다면서도 “제 축구 인생에 있어 마지막 도전이 될 수 있고 다시 한번 도전하고 싶다는 강한 승리욕이 생겼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저는 저를 지키고 싶었으나 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라며 “이제 저는 없고 대한민국 축구밖에 없다”라고 마음을 바꾼 이유를 설명했다.

홍 감독은 울산 팬들에게 “저의 실수로 인해 이렇게 떠나게 돼서 정말 죄송하고 드릴 말씀이 없다”라며 “얼마 전까지 들었던 응원 구호가 오늘은 야유가 됐다. 전적으로 제 책임이고 다시 한번 울산 팬들에게 사과 말씀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지난 2020년 12월 울산 지휘봉을 잡은 홍 감독은 2022년 팀을 17년 만의 K리그1 우승으로 이끌었다. 지난해에는 2연패에 성공했으나 박수 대신 야유와 함께 울산을 떠나게 됐다. 대표팀 감독으로는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 이후 10년 만에 복귀하게 됐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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