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잘 달리면 그만? 말도 안되는 말씀!

검진 받으랴 헤엄치랴… 방에는 24시간 카메라… 먹는 것도 정해진 만큼만

대한민국 경마계 톱스타 '상승일로'… '그녀'의 일상을 훔쳐보니…
  • 등록 2009-06-13 오전 8:41:23

    수정 2009-06-13 오전 8:41:23

[조선일보 제공] 날씬하고 탄력 있는 몸매, 윤기가 좔좔 흐르는 피부, 그리고 월수입 9000만원. 기자가 본 '그녀'는 완벽 그 자체였다. 말이 통한다면 어떻게든 말을 한번 걸어보고 싶은 말(馬)이었다. 12일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2009년 한국 최고의 경주마인 '상승일로'를 만났다. 상승일로(암·3세)는 마사회에 등록된 경주마(제주도 조랑말 제외) 2641마리 중 올해 가장 많은 상금(5억6056만원)을 벌어들였다. 특히 4월 KRA컵 마일(총상금 4억원)과 5월 코리안더비(5억원)에서 우승한 상승일로가 오는 10월 농수산식품부장관배(4억원)까지 우승하면 국내 3대 메이저 대회(3세 이하)를 휩쓰는 첫 암말 '삼관마(三冠馬)'로 우뚝 서게 된다. 삼관마가 되면 보너스 상금 5억원을 받게 된다.

두살 때 4000만원에 거래된 상승일로의 현재 몸값은 1억원이 채 안 된다. 암말이다 보니 은퇴 후 교배로 수입을 올리는 수말보다는 가격이 낮을 수밖에 없다. 예상 몸값이 최대 2억달러(약 2510억원), 씨수말로 1회 교배료가 50만달러(약 6억3000만원)를 호가하는 세계 최정상의 스톰캣에 비하면 턱없이 싼 몸값이다. 그래도 한국 암말 중 가장 '귀하신 몸' 그녀의 하루를 취재했다.

■24시간 특급대우

10월 대회 우승을 노리는 상승일로는 요즘 다른 말들이 누리지 못하는 특급대우를 받고 있다. 경주마는 오전 5시부터 몸 상태 검사와 훈련에 들어가는데, 다른 말에 마필관리사가 1명씩 붙는 데 비해 그녀에겐 두명이 달라붙는다.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상승일로의 방에는 24시간 녹화가 가능한 CCTV(폐쇄회로TV)가 설치돼 있다. 김영관 조교사는 노트북 컴퓨터를 가지고 다니며 수시로 노트북에 뜨는 CCTV 영상을 확인한다.

하루 네번 먹는 식사도 다르다. 경주마는 곡물사료와 건초를 기본적으로 먹는데 그녀의 밥통에는 된장과 육상선수들이 먹는다는 영양보충제(카르니틴)가 들어간다. 김 조교사는 "된장을 적절히 섞으면 단백질 공급에 특효다. 좋은 성적을 위해 이 정도는 기본"이라고 웃었다. 상승일로(체중 475㎏)가 하루에 필요로 하는 열량은 1만6000㎉. 그릇 35개 이상의 밥 열량이다.

■오후엔 수영

오전의 경주로 훈련을 마친 상승일로는 오후 3시부터 수영장에서 훈련을 한다. 말도 여름엔 더위를 타기 때문에 수영을 하면서 뭉친 근육을 풀거나 심폐기능을 강화시킨다. 수심 3m 이상의 수영장은 한 바퀴(60m)만 돌아도 1400m 주로를 전력 질주하는 효과가 있다. 상승일로(키 1m58)는 수영을 하자 힘이 드는 듯 수영장이 울릴 정도로 '푸르르 푸르르' 소리를 내며 거친 숨을 몰아 쉬었다. 힘이 부치면 수영 도중 물에 대변을 보는 경주마가 종종 있지만 상승일로는 사고(?) 없이 훈련을 마쳤다.

상승일로가 마방에서 휴식과 수면을 취하는 오후 4시부터 조교사와 마필관리사들은 모기, 파리 등 벌레로부터 그녀를 보호하느라 바쁘다. 벌레 때문에 밤잠을 설치면 컨디션이 엉망이 되는 건 사람과 똑같다. 마방에 모기를 쫓는 전자파 전등과 모기향이 24시간 가동되는 것은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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