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야드 대포 날린 배소현…“중심축+지면 반력이 장타 비결”

제13회 KG 레이디스 오픈에서 시즌 3승
2018년 비거리 238.03야드 불과…올해 253.13야드
7년째 지도 이시우 코치 “롱런하려면 장타 필수”
“몸의 축 잘 잡혀야 지면 반력도 효과 있어”
롱 퍼트도 우승 공신…배소현 “손목 쓰지 마세요”
  • 등록 2024-09-06 오전 12:00:00

    수정 2024-09-06 오전 12:00:00

배소현의 드라이버 티샷(사진=이데일리 스타in 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304야드.’

지난 1일 경기 용인시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제13회 KG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8억원) 최종 3라운드의 연장 3차전. 배소현(31)이 힘차게 날린 드라이버 티샷이 304야드를 날아가 페어웨이 중앙에 안착하자 갤러리들의 환호성이 터졌다. 배소현은 핀까지 245야드를 남기고 우드로 두 번째 샷을 해 그린 바로 앞 프린지에 공을 떨궜다. 이어 22m 거리에서 퍼터로 공을 굴려 핀 1.3m 앞에 공을 멈춰 세웠고, 이 버디 퍼트를 놓치지 않았다. 파에 그친 박보겸(25)을 제치고 배소현이 우승을 차지한 순간이다.

배소현은 KG 레이디스 오픈에서 시즌 3승째를 거두며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대표하는 선수로 거듭났다. 2017년 정규투어에 데뷔한 후 올해 5월 E1 채리티 오픈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기까지 무려 8년이 걸릴 정도로 무명 생활이 길었다. 그러다 3개월 만에 통산 2승, 2주 만에 통산 3승을 기록하며 우승 주기를 확 줄였다.

30대 넘어 장타 장착…스윙 간결한데 253야드 날려

배소현은 만 31세의 나이에 한 시즌 3승(5월 E1 채리티 오픈, 8월 더헤븐 마스터즈, 9월 KG 레이디스 오픈)을 차지했다. 만 30세 이후 시즌 3승을 기록한 건 1988년 정길자(우승 당시 만 30세) 이후 역대 두 번째 기록이다. 그야말로 ‘배소현의 거꾸로 달리는 시간’이다.

배소현이 30대 넘어서 투어 정상급 선수로 거듭날 수 있었던 건 ‘장타’ 덕분이다. 배소현은 올해 평균 티샷 거리 253.15야드를 날려 이 부문 6위에 오른 대표 장타자다. 올해 장타 상위 10걸 중 30대는 배소현이 유일하다. 30대 들어 비거리가 더 늘어났다는 게 특이하다. 2018년 238.03야드(투어 66위)에 불과했던 비거리가 2022년 243.11야드(24위)로 올라갔고, 올해는 253.15야드(6위)로 더 늘어났다. 이런 배소현을 향해 동료들은 ‘회춘 샷’이라는 농담을 하곤 한다.

배소현을 7년째 지도하고 있는 이시우 코치는 “30대 선수가 롱런하려면 비거리가 많이 나가야 한다”며 배소현에게 장타를 장착시킨 인물이다. 이시우 코치가 꼽은 배소현 장타의 키 포인트는 ‘중심축’과 ‘지면 반력’이다.

이 코치는 이데일리에 “코칭시 몸의 축을 강조하는 편이다. 지면 반력이 장타에 필요한 부분이라고 다들 알고 있는데 지면 반력도 축이 받쳐주지 못하면 무너지기 마련”이라며 “배소현 선수는 허리 디스크를 앓고 있었는데 꾸준한 운동을 통해 허리가 좋아지면서 전체적인 축이 잡히기 시작했다. 스윙이 간결한 데도 거리가 많이 나가는 이유는 중심축이 견고한 상태에서 지면을 잘 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슴에 클럽 일자로 대고 ‘축’ 확인하세요

배소현은 클럽을 활용해 몸의 중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확인한다. 어드레스 자세를 잡은 뒤 왼손을 오른쪽 가슴 위에, 오른손을 왼쪽 가슴 위에 얹어 팔이 ‘X자’가 되도록 겹친다. 아이언 같은 가벼운 클럽을 가슴 앞에 일자(一)로 놓으면 X자로 만든 양팔이 자연스레 클럽을 고정한다.

이 상태로 몸을 백스윙처럼 오른쪽으로 꼬는 동작을 한 뒤 맨 처음 어드레스 자세로 돌아온다. 똑같은 방식으로 왼쪽으로 꼰 뒤 다시 원래 준비자세로 돌아오면서 척추 각을 유지하는 연습을 한다. 동시에 중심축이 어디에 위치하였는지도 확인한다. 배소현은 “이 상태에서 왼쪽으로 체중을 이동하면서 임팩트 때 지면을 발로 차는 연습을 함께 해주면 비거리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며 “장타를 치기 위해서는 척추각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KG 레이디스 오픈에서 배소현이 우승한 데 빼놓을 수 없는 일등 공신은 ‘롱 퍼트’다. 배소현은 2라운드에서 18m 이글 퍼트를 집어넣으며 선두권으로 올라서는 발판을 마련했고, 최종 라운드에서도 7~8m 버디 퍼트와 파 퍼트를 연달아 떨어뜨린 덕에 우승 경쟁을 벌였다. 압권은 연장 1차전이었다. 9m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세 번째 샷을 1.5m 거리에 붙인 박보겸의 사기를 떨어뜨렸다.

배소현은 “최근 퍼트 거리감이 맞지 않아서 먼 거리에서 퍼트할 때 손목을 쓰지 않는 것에 신경 썼다. 롱 퍼트가 KG 레이디스 오픈에서 우승 원동력이 됐다”며 “아마추어들은 롱 퍼트를 남기는 경우가 많은 만큼 짧은 거리보다 긴 거리 퍼트가 더 중요하다. 먼 거리에서 퍼트할 땐 임팩트까지만 한다고 생각하자. 백스윙과 임팩트 구간 사이의 가속이 끊기지 않게 스피드를 이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귀띔했다.

배소현이 KG 레이디스 오픈에서 시즌 3승을 거두면서 다승왕 경쟁 구도가 4강으로 재편됐다. 올해 3승씩을 기록해 다승 공동 1위를 달리는 이예원(21), 박현경(24), 박지영(28), 배소현이 그 주인공이다. 배소현은 5일 경기 이천시 블랙스톤 이천 골프장에서 열린 KLPGA 투어 시즌 4번째 메이저 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 출전해 시즌 4승을 노린다. 1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로 단독 선두에 올라 다승왕 경쟁에서 한발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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