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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소현(31)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더헤븐 마스터즈(총상금 10억원)에서 우승한 뒤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배소현은 18일 경기 안산시의 더헤븐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 합계 15언더파 201타를 기록, 연장 3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후 배소현은 “하반기에 꼭 우승하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우승을 차지했다. 다음주 시작되는 메이저 대회도 꼭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스승 이시우 코치와 함께 ‘풍덩’ 입수 세리머니
이날 경기는 최고 온도 32도까지 치솟을 정도로 폭염 속에 치러졌다. 올해 새롭게 창설된 더헤븐 마스터즈는 더헤븐 인피인티풀에 우승자 입수 세러머니를 예고했다. 이미 우승하면 수영장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걸 알고 있던 배소현은 옷이 젖을 걸 대비해 여벌 옷을 가져올 정도로 우승 의욕을 보였을 정도. 그는 자신을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하게 해준 이시우 코치, 캐디와 함께 손을 잡고 인피니티풀로 뛰어들었다. 배소현은 “너무 더워서 어제부터 물에 뛰어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배소현은 대기만성형 선수다. 프로 데뷔는 2011년이었지만 6년간 2·3부 투어에 머물렀다. 1부 투어인 KLPGA 투어도 2017년에야 입성했다. 1부 투어도 성적이 저조해 시드전을 치르고 2부 투어를 오갔다. 첫 KLPGA 우승도 데뷔 8년 차인 올해 5월 E1 채리티오픈에서 차지했다.
배소현은 18번홀(파5)에서 사실상 승부를 걸었다. 드라이버 티샷 후 우드로 두 번째 샷을 그린 위에 올렸다. 문제는 퍼트였다. 17m 이글 퍼트와 2m의 버디 퍼트가 모두 실패하며 자력으로 정규 라운드 우승을 확정하지 못했다.
연장전은 혈투 그 자체였다. 18번홀(파5)에서 이어진 연장 1차전에서 황유민이 먼저 탈락했다. 배소현과 서어진의 승부는 3차전까지 이어졌다. 3차전은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배소현은 그린을 노리며 두번째 샷을 날렸지만 러프에 떨어지며 위기를 맞았다. 다행스럽게도 웨지 샷이 핀 가까이 붙으며 6시간 넘는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서어진은 첫 우승을 노렸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연장 2차전까지 환상적인 웨지 샷을 선보이며 버디를 척척 잡아내던 서어진은 연장 3차전에서는 세 번째 샷이 핀과 7m나 멀어진 탓에 버디를 잡지 못해 첫 우승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배소현은 이예원(3승), 박현경(3승), 박지영(2승)에 이어 올 시즌 4번째 멀티 우승자가 됐다. 상금 1억 8000만원을 추가해 상금랭킹 15위에서 8위(약 5억 1477만원)로 올라섰다.
여기에 더헤븐 컨트리클럽은 과거 박성현, 최혜진 등 장타 우승자를 많이 배출해낸 ‘장타 친화형’ 코스다. 장타자인 배소현에게도 안성맞춤이었다.
더헤븐CC, 대대적 잔디 교체…프로암 대신 드림투어
더헤븐CC는 지난해 우리나라 골퍼들에게 익숙한 중지로 잔디를 교체하는 대대적인 공사를 진행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대회 코스인 사우스코스와 웨스트코스를 한지형 잔디인 켄터키 블루그라스에서 난지형 잔디인 조이시아그라스로 교체했다. 더위와 해풍에 강한 잔디를 식재한 덕에 폭염에서 치러진 이번 대회에서 최상의 코스 컨디션을 제공했다.
또 대회 하루, 혹은 이틀 전 VIP 고객 등을 대상으로 프로암 행사를 갖는 것과 달리 더헤븐 마스터즈 측은 프로암 행사를 없애고 그에 해당하는 비용을 정규투어와 드림투어 상금 및 운영비에 사용했다. 대회 주간 월, 화요일인 12, 13일에 더헤븐 마스터즈 드림투어 with SBS골프 12차전을 개최했다. 이 대회 상위 3명인 김효문, 황연서, 서교림이 특전으로 더헤븐 마스터즈에 출전했다. 황연서가 최종 합계 9언더파 207타, 공동 21위로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