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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띠인 최혜진(24)은 2023년 토끼해를 맞은 대표 골프선수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년 차를 맞는 그는 올해도 지난해 이루지 못했던 우승의 꿈을 이루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1999년생 토끼띠 골프스타인 최예림, 이가영(이상 KLPGA 투어), 이재경, 정찬민(KPGA 코리안투어)도 남다른 기대감과 각오를 전했다.
최혜진 “쇼트게임·체력 보완할 것”
2023년을 며칠 남기지 않은 지난해 12월 말, 최혜진은 재학 중인 고려대학교 국제스포츠 학부 수업을 듣느라 바쁜 가운데서도 이데일리와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한국에 들어와서 정신없는 비시즌을 보내고 있다”며 “학교 수업까지 듣다 보니까 시간이 더 없다”고 말한 뒤 환하게 웃었다.
국내 무대를 석권하고 지난해부터 LPGA 투어에 뛰어든 최혜진은 27개 대회에서 준우승 한 번 포함, 톱10에 10차례 이름을 올렸다. 신인 중에서는 아타야 티띠꾼(태국)에 이어 두 번째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상금도 약 26억원을 벌어들여 상금 순위 전체 6위에 오르는 등 미국 무대에 안착했다.
최혜진은 “1년 동안 꾸준하게 경기한 건 만족스럽고, 첫해에 우승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건 아쉬운 부분”이라고 돌아보며 “2023년에는 아쉬운 부분을 채워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오는 24일 태국으로 출국하는 최혜진은 다음 달 23일 시즌 첫 대회로 출전하는 혼다 LPGA 타일랜드까지 약 한 달간 태국에서 전지훈련을 할 계획이다.
최혜진은 “쇼트게임 연습이 소홀해지면 경기 때 잘 풀리지 않아서 쇼트게임은 꼭 집중해야 하는 부분이다.”라면서 “체력 훈련에도 더 신경 써 시즌 끝까지 잘 버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소박한 소망도 덧붙였다. 최혜진은 “지난해는 대회를 많이 뛰어서 선수들과 어울리는 부분이 적었다”며 “2023년은 좀 더 여유가 생길 테니 다른 선수들과도 잘 어울리며 즐겁게 투어 생활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시즌에 한국 선수들이 많은 우승을 할 수 있길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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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림은 “나보다 팬들이 아쉽다고 더 많이 해주셔서 죄송스럽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며 “올해는 준우승한 만큼 우승하고 싶은 게 솔직한 마음이다. 일단 상반기에 1승이라는 첫 단추를 채우는 것이 목표”라고 털어놓았다.
최예림은 새해 첫 우승을 위해 체력과 퍼트를 더 강화하겠다고 다짐했다. 2일 태국으로 떠나는 전지훈련에서 이 두 가지에 집중할 예정이다. 170cm의 큰 키에 비해 마른 편인 최예림은 지난해 몸무게가 3kg이나 빠지면서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에 대한 부담을 느꼈다. 지난해까지는 부족한 체력을 링거 주사로 보완했다. 하지만 올해는 체격을 키우고 체력 운동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체력만큼이나 중요한 부분은 퍼팅이다. 최예림은 “나는 아이언 샷은 잘한다고 생각하는데 그에 비해 퍼트 메이킹이 부족하다”며 “퍼트 실력을 늘린다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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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감격스러운 2022년을 보낸 선수는 바로 이가영(24)이다. 이가영은 지난해 10월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에서 ‘준우승 전문’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고 KLPGA 투어 데뷔 4년 만에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KLPGA 투어 98번째 출전 대회에서 처음 우승한 이가영은 2015년부터 3년 동안 국가대표를 지내며 동갑내기 최혜진과 주니어 무대 기대주로 꼽혔다. 그러나 첫 우승 전까지 준우승만 4차례를 기록하는 등 유독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기다리던 첫 우승을 따낸 이가영은 상금 약 6억3674만원을 획득해 상금 랭킹 9위를 기록하는 등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이가영은 “너무나 기다렸던 우승을 하게 돼서 정말 기뻤고 행복한 2022년을 보냈다”며 “그래도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안주하지 않고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비도 있었다. 지난해 8월 코로나19에 감염돼 몸무게가 8kg이나 줄어들었다.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슬럼프에 빠진 적도 있었다. 하지만 시련을 이겨낸 경험은 이가영에게 큰 수확이었다.
이가영은 올해 토끼처럼 껑충 뛰어오르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그는 “1999년생 토끼띠 선수로서 지난해보다 한층 더 성장하고 발전된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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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GA 코리안투어 통산 2승의 이재경(24)은 2022년을 자신의 골프 인생에서 골프가 가장 풀리지 않은 해라고 돌아봤다. 7월 발가락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해 한 달 넘게 골프채를 잡지 못했다. 상금 순위도 75위에 그치는 등 몸도 마음도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이재경은 “오는 15일 미국 팜스프링스로 떠나는 전지훈련이 2023시즌을 위해 정말 중요한 준비 기간이라고 생각한다”며 “여기서 흐름을 잡지 못하면 그저 그런 선수가 될 것 같다는 불안감이 느껴졌다”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3년은 절치부심한 만큼 간절함과 기대감도 생겼다”며 “정말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해 목표는 다승과 미국프로골프(PGA) 2부 투어인 콘페리투어 퀄리파잉스쿨 통과다. 지난해 PGA 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과 제네시스 스코틀랜드 오픈에 참가하는 특별한 경험을 했지만 동시에 부족한 부분도 많이 느꼈기 때문이다.
이재경은 “쇼트게임이 가장 부족해서 처음으로 쇼트게임 전문 프로님(박창준) 캠프에 합류했다. 제대로 배워 볼 생각”이라며 의욕을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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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투어에서 가장 멀리 티 샷을 날리는(317야드) ‘코리안 몬스터’ 정찬민(24)도 1999년생을 대표하는 선수다. 지난해 코리안투어에 데뷔했고 콘페리투어 퀄리파잉 스쿨 최종전까지 갔지만 아쉽게 출전권을 따내는 데는 실패했다.
CJ컵과 콘페리투어 Q스쿨을 통해 그간 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경험해 좋았다는 정찬민은 올해도 코리안투어에서 뛴 뒤 가을에는 퀄리파잉 토너먼트에 도전한다.
정찬민은 “제 장점인 장타를 살리되 드라이버를 더 정교하게 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가장 큰 목표는 그린 주변 쇼트게임과 100m 안쪽 샷을 더 정확하게 구사하는 것이다”면서 “전지훈련을 통해 보완해서 오겠다”고 말했다.
정찬민은 인터뷰 도중 동화 ‘토끼와 거북이’ 얘기를 꺼냈다. 그는 “동화에선 토끼는 빠르지만 자만해 무너졌다”며 “나는 토끼띠지만 거북이처럼 늦더라도 차근차근히 앞으로 나아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