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린 ‘메가필드 뮤직 페스티벌 2022’는 그런 감정을 만끽할 수 있는 공연이었다. 선선한 가을바람이 부는 가운데 넓은 야외 공원에서 수십, 수백여 명의 연주자들이 같은 곡을 연주하는, 마치 연주자 버전 ‘플래시 몹’과 같은 이채로운 무대가 펼쳐졌기 때문이다. 무대 구조부터 여타 페스티벌과 확연히 달랐다. 스탠딩존에는 드럼 25대가 자리했고 무대 양옆에는 기타와 베이스 앰프 수십여 대가 놓였다.
현장을 찾은 관객을 적잖이 놀라게 한 신선한 무대 구성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준 건 ‘메가 락킨 플레이’(MEGA Rockin’ Play) 공연을 위해 등장한 메가밴드 연주자들이다. 디어클라우드, 이주혁, 딕펑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사거리 그 오빠, 노브레인, 빅톤, 이하이가 차례로 공연을 펼친 뒤 등장한 메가밴드 연주자들은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와 관객의 시선을 다소 낯설어하는 듯하면서도 들뜬 모습이었다. LED 화면에는 연주자들이 뜻깊은 무대를 만들어준 페스티벌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내용이 담긴 인터뷰 영상도 송출돼 눈길을 끌었다.
절정의 순간은 넥스트 ‘라젠카 세이브어스’(Lazenca Save Us)가 흘러나올 때였다. 웅장한 사운드가 돋보인 연주가 관객의 심장을 울렸다. 50명 모두가 주인공이 돼 하나의 노래를 완성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는 모습에 관객은 연방 환호하며 감탄했다.
메가밴드는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인 에픽하이와 협연으로 무대를 마무리했다. 30여분간 열정적인 공연을 선보인 뒤 퇴장하는 연주자들을 향해 관객은 오랜 시간 박수갈채를 보냈다.
그런 의미에서 연주자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 ‘메가필드 뮤직 페스티벌 2022’는 기억해야 할 가치가 충분한 공연이었다. 언젠가 메가밴드의 무대가 다시 한번 펼쳐지기를, 더 확장된 연주자들의 공연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무대의 숨은 주인공 연주자들, 한 발 앞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