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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기록을 계산한 결과에 따르면 2008년 ‘아이언맨’부터 2019년 ‘어벤져스:엔드게임’까지 마블에서 제작한 22편의 영화는 7일 오전 기준으로 약 980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누적관객은 1억1790명이다. 마블 영화 22편의 글로벌 수익은 204억2837만 달러로, 한화로는 약 24조원에 이른다. 이는 쏘나타 약 100만대를 판 가격과 맞먹는다.
국내에서 1조원 남짓 매출을 기록한 원동력은 기존의 슈퍼히어로 영화들과 차별화된 가상의 세계관,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구축에 있었다. 마블 영화 22편은 페이즈(단계) 1에서 페이즈3에 해당되는 이야기로, 우주의 근원을 이루는 인피니티 스톤을 둘러싼 방대한 서사를 담았다고 해 ‘인피니티 사가(saga·대하소설)’로 불린다. 각각의 페이즈에서 마블은 단순히 슈퍼히어로와 빌런의 대결을 그리지 않았다. 마블은 본편에 보너스 영상인 ‘쿠키영상’을 통해 시공간을 넘나드는 세계관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MCU를 구체화한 ‘어벤져스’ 시리즈는 솔로무비들의 시너지를 일으키며 성공적인 프랜차이즈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윤성은 평론가는 “마블영화는 10여년 간 오락영화로서 ‘시스템’을 잘 구축한 케이스”이라며 “다양한 히어로(캐릭터)를 등장시켜 국적이나 문화에 관계없이 오락성을 인정받았다”고 분석했다.
마블영화의 성공은 한국 영화 산업의 판도에도 변화를 이끌고 있다. ‘어벤져스:엔드게임’의 제작비는 제작비 3억5600만 달러(약 4161억원)다. 막대한 제작비를 들였지만 글로벌 매출이 현재까지 22억 달러(한화 약 2조5600억원)로 제작비의 6배를 벌어들였다. 마블영화는 VFX(시각특수효과) 기술을 이용한 시각적 즐거움을 극대화한 영화다. 프랜차이즈 및 블록버스터 영화가 높은 수익을 거두면서 VFX 기술은 영화산업의 중요한 축이 됐다. ‘어벤져스:엔드게임’의 VFX 비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제작비의 1/3 이상을 VFX 비용에 쓰는 점을 감안하면 1억 달러, 즉 1000억원 이상을 쓴 것으로 추정된다.
‘신과함께’를 투자·배급한 롯데컬처웍스의 강동영 커뮤니케이션팀 팀장은 “국내의 VFX 기술이 고도화됐지만 자금력 등 측면에서 할리우드와 비교해서 어려움이 많다”면서 “제작비가 점점 높아지고, 국내 시장이 몇 년째 정체된 상황에서 BEP를 달성하려면 국내 시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 팀장은 안정적인 수익 창출 측면에서 “점점 더 볼거리 풍성한 프랜차이즈 기획과 아시아 시장 진출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