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 "무대에선 맘고생, 연기하니 몸고생..어려워요"

한미합작 댄스영화 '메이크 유어 무브' 주연
톱가수서 신인배우로..'멀티엔터테이너' 도약
  • 등록 2014-04-19 오전 9:04:25

    수정 2014-04-19 오전 10:43:36

한·미 합작영화 ‘메이크 유어 무브’에서 주인공 아야 역을 연기한 보아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김정욱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최은영 기자]만 13세에 가수로 데뷔해 올해 나이 29세. 3년 전 연기 데뷔작이자 첫 영화인 ‘메이크 유어 무브’를 찍고 변신에 나섰다.

보아는 요즘 가수에서 배우로 새로운 땅을 일구느라 바쁘다. 영화 ‘빅매치’ 촬영 중 어렵게 시간을 내 지난 17일 개봉한 영화 ‘메이크 유어 무브’ 홍보에 나섰다.

‘메이크 유어 무브’는 한미합작영화다. SM엔터테인먼트와 CJ E&M, 미국의 로버트 코트 프로덕션이 공동 제작했다.

배우 보아의 모습은 지난해 방송된 KBS2 드라마 ‘연애를 기대해’, 올 초 카메오 출연한 영화 ‘관능의 법칙’ 등에서 먼저 보여졌지만 촬영 순서상으로는 ‘메이크 유어 무브’가 앞선다.

‘플래시댄스’ ‘스텝업’ 등과 같은 댄스 영화. ‘아시아의 별’ 보아에게 배우로 첫발을 떼기에 이보다 더 적합할 수 있을까 싶다. 언뜻 보면 의도한 변신으로 보이지만 보아는 배우로서의 삶은 ‘메이크 유어 무브’ 출연 이전까지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고 했다.

“가수 활동으로 바쁠 때였는데 감독님이 일본까지 찾아와서 대본을 건넸어요. 유튜브에서 제 영상을 보고 주인공 아야는 꼭 제가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셨다고요. ‘갑자기 웬 영화?’ 물론 처음에는 저도 매우 의아했어요. 캐릭터가 저랑 닮은 구석이 많고, 춤을 좋아하는데 영화로 보여줄 게 많겠다 싶어 수락했죠. ‘댄스’영화라서 시작했는데 연기에 새롭게 눈을 뜨게 된 거예요.”

영화에서 보아가 맡은 아야는 일본에서 살다가 아메리칸 드림을 좇아 미국으로 건너간 한국인이다. 댄스그룹 ‘코브’의 리더로 탭 댄서 도니와 첫눈에 사랑에 빠지지만 라이벌 관계의 클럽을 운영하는 오빠와 형의 반대로 두 사람은 위기를 맞는다.

모든 시작은 어렵다. 배우로서의 첫발 역시 그랬다. 역할 특성상 한국어와 영어, 일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춤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동시에 상대 배우와는 농도 짙은 애정 연기까지 펼쳐 보여야 했다. 그중 특히 그를 괴롭힌 것은 영어 연기였다.

“한국어로 연기하는 것도 어려운데 거의 모든 대사를 영어로, 그것도 현지인처럼 구사해야 한다는 사실에 중압감이 컸어요. 영화에서 보면 아야가 도니네 집에서 나와 걸어가는데 오빠 카즈가 와서 한국어, 일본어 막 섞어 쓰며 말하니까 도니가 ‘누가 좀 알아듣게 말해봐’라며 답답해하잖아요. 제가 꼭 그런 마음이었어요. 특히 상대배우가 애드리브를 할 때면 더했죠.”

말은 이렇게 해도 영화에서 보아의 영어 실력은 기대 이상이다. 이 영화는 ‘스텝업’ 1편의 각본가이자 전 시리즈의 원작자인 듀안 에들러가 처음으로 연출에 도전한 작품이다. 보아의 상대역인 도니 역의 데릭 허프 역시 연기는 ‘메이크 유어 무브’가 처음이었다. 보아는 “모두가 경험이 없어 힘들었지만, 처음이었기 때문에 열정만큼은 최고인 현장이었다”고 영화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보아는 앞으로도 연기를 꾸준히 할 생각이다. “제 경우엔 ‘전업’이 아니고 ‘겸업’”이라고 강조했다.

어려운 걸로 치면 둘 다 매한가지다. “가수는 몸은 편한데 팬들의 기대치가 높아 마음이 불편하고, 연기는 아직은 배우는 단계라 마음은 편한데 몸이 불편하다”며 “세상에 쉬운 일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무대와 연기의 매력으로는 ‘열정’과 ‘교감’을 각각 꼽았다. 보아는 “가수는 혼자 하는 작업에 무대에서 최대한 화려해 보여야 한다. 반면 연기는 여럿이 함께하는 작업에 자연스러운 게 최고 아닌가. 그런 극단의 매력이 플러스, 마이너스로 작용하고 있다”고 톱가수에서 신인배우를 거쳐 ‘만능엔터테이너’로 향해 가는 요즘을 이야기했다.

보아는 배우로 활동할 때에도 여느 연기하는 아이돌과 달리 ‘권보아’라는 본명 대신 가수 활동명을 그대로 쓰고 있다. “무대 위에서 노래하든,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든 다 같은 보아인데 굳이 이름을 나누어 쓸 필요가 있겠느냐”고 반문한 보아는 “물론 아직 ‘배우 보아’라는 수식어가 낯설고 어색하긴 하다. 그래도 촬영장에서 스태프들이 ‘우리 여배우님~’하고 띄워 주면 기분이 좋긴 하다”며 웃었다.

보아는 다음 달 이정재 등과 영화 ‘빅매치’ 촬영을 마치면 다시 가수 활동에 나선다. 오랜만에 일본에서 앨범을 낼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일정이 빠듯해 보이는데 여기에 “기회가 된다면 영화 한 편 더?”라고 욕심을 낸다.

“올해가 20대의 마지막이에요. 10대 마지막도 ‘마이 네임’으로 ‘아시아의 별’로 바쁘게 지냈듯 올 한 해도 알차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아 뿌듯합니다. 요즘 ‘이제 곧 서른인데 불안하지 않으냐?’ 묻는 분들이 많은데 전혀요. 오히려 10대에서 20대로 넘어갈 때 그랬었죠. 전 요즘이 정말 좋아요.”

인터뷰는 지난 14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됐다. 보아는 이후 16일 발생한 진도 세월호 침몰 사고에 영화 VIP 시사회와 언론 인터뷰를 취소하는 등 국민적인 애도 분위기에 동참했다.(사진=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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