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 극장가 대목 흥행을 노리는 작품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베를린’ ‘다이하드: 굿 데이 투 다이’ ‘남쪽으로 튀어’ ‘7번방의 선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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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최은영 기자]설 연휴는 극장가 성수기 중 하나로 꼽힌다. 올해는 여느 때와 상황이 좀 다르다. 연휴가 짧다. 주말 이틀을 고려하면 늘어난 휴일은 고작 하루. “큰일이에요. 경쟁은 세고, 기간은 짧고.” 최근 만난 한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이같이 우려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좌판이 일찍 깔렸다. 설 연휴를 정조준한 상업영화는 ‘남쪽으로 튀어’와 ‘다이하드: 굿 데이 투 다이’(이하 ‘다이하드5’) 등 두 편뿐이다. 대목이 짧아진 것을 고려해 너도나도 신작 개봉시기를 앞당긴 결과다. 연휴가 짧은 만큼 영화를 빨리 틀어 앞선 시장에서 부족한 부분을 메우겠다는 계산이다. 흥행에 성공해 요즘 가장 잘 팔리는 영화라는 입소문이 날 경우, 본격적으로 큰 장이 섰을 때에도 유리하다.
대형 투자배급사 가운데 극장이 없는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는 새로운 경쟁 자체를 포기했다. 1월 선보인 흥행작 ‘박수건달’을 설 연휴까지 민다.
‘신작(新作) 목요일 개봉’ 관행 역시 깨졌다. 수요일 개봉이 유행하더니 최근에는 화요일 저녁 개봉하는 영화까지 생겨났다. 현재 박스오피스 1, 2위를 다투고 있는 ‘베를린’과 ‘7번방의 선물’이 대표적이다. ‘7번방의 선물’은 수요일(지난달 23일)에, ‘베를린’은 화요일 저녁(지난달 29일) 개봉했다. 여기에 관객과의 대화(GV), 특강시사회 등 이벤트를 대폭 늘려 예비 관객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이번 설 연휴 극장가 경쟁은 어느 때보다 흥미진진하다. 크게는 액션 영화 ‘베를린’과 ‘다이하드5’와 가족영화 ‘7번방의 선물’과 ‘남쪽으로 튀어’의 4파전이 예상된다.
앞서 개봉한 ‘베를린’과 ‘7번방의 선물’의 극장 매출액 점유율을 합하면 70%가 넘는다. 각각 배급사인 CJ E&M과 뉴(NEW)가 스크린 확보에 총력을 다한 결과다. 두 영화는 1만 관객 이내에서 초접전을 펼치고 있는데 순위를 가른 건 스크린 수였다. 여기에 대적하는 ‘남쪽으로 튀어’는 롯데엔터테인먼트가 투자배급을 맡아 올해 들어 처음으로 선보이는 한국영화로 이 역시도 만만치 않은 물량공세가 예상된다.
박경수 CJ CGV 홍보부장은 “연휴가 짧아졌지만, 기대심리는 여전해 단기간에 많은 관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을 주도할만한 경쟁력 있는 작품도 많아 경쟁의 밀도는 그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