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작가, 성적소수자와 직접 교감···"너무 아파 말라"

트위터 통해 소통 나서
  • 등록 2010-04-26 오전 8:00:00

    수정 2010-04-26 오후 5:15:42

▲ 김수현 작가

[이데일리 SPN 김영환 기자] SBS 주말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 김수현 작가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성적 소수자와 소통에 나섰다.

SBS를 통해 방영 중인 김수현 작가의 `인생은 아름다워`는 극중 양병태(김영철 분)와 김민재(김해숙 분)의 첫째 아들인 양태섭(송창의 분)이 게이로 설정돼 있다. 특히 17일 방송된 9회에서는 태섭이 전 여자친구인 채영(유민 분)에게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눈물의 고백을 해 시청자의 심금을 울렸다.

`인생은 아름다워`가 본격적으로 태섭을 조명하자 실제 성적 소수자가 김수현의 트위터에 가슴 아픈 사연을 남기고 있다.

한 팔로워는 "처음 엄마에게 들켰을 때 화를 내시며 환자취급 하시는 엄마가 원망스럽기보단 많이 미안했다"며 "제가 불쌍한 것 보단 엄마가 더 많이 불쌍하다. 적어도 엄마 돌아가실 때까지 만이라도 숨길 수 있는 한 숨길 걸 그랬다"고 적었다.
 
또 "남들처럼 거짓이라도 좋으니 정상적으로 살라는 엄마의 말이 이해가 되면서도 많이 아팠다"며 "나는 정상이예요 엄마. 죄를 지은 게 아니예요, 제가 선택한 게 아니예요. 누구에게도 피해주지 않았어요"라고 절절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 팔로워는 이어 "운명은 누구에게나 시련을 주고 내가 받은 시련이 이런가 보다 누구나 다 시련은 있고 내 것만 특별나게 힘든 게 아니"라며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는 나를 스스로 불쌍하게 봐주고 끔찍하다고 생각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덧붙였다. 

이 팔로워의 글에 김수현 작가는 "마음 짠해서 금방 답글 못썼다"며 "너무 아파하지 말라. 사회 분위기도 차츰 나아질 거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죄가 아니다. 자신을 아끼라"며 위로의 글을 남겼다.

또 다른 팔로워가 "세상의 잘못된 편견을 바로 잡으려는 작가님의 노력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1973년 심리학·과학계에서 성적소수자의 성적 끌림에 대해 `정상`으로 판결했다"고 전하자 김수현 작가도 "이 사람의 시도가 그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화답했다.

김수현 작가는 2003년에도 SBS 주말드라마 `완전한 사랑`을 통해 동성애자 설정을 드라마에 등장시킨 바 있다. 실제 동성애자였던 홍석천을 등장시킨 이 드라마는 그러나 홍석천을 주변 인물로만 그렸고 본격적으로 다루지는 않았다.

2007년 MBC `커피프린스 1호점`도 남장 여자 고은찬(윤은혜 분)과 최한결(공유 분)의 사이를 다루는가 했지만 결국 남녀간의 사랑으로 결말을 맺었다.

그러나 최근 `인생은 아름다워`의 태섭과 더불어 MBC `개인의 취향`에서 게이로 오해받는 전진호(이민호 분)와 실제 게이 최관장(류승룡 분) 등 성적 소수자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드라마가 방송되고 있다.
 
이에 따라 김수현 작가가 17일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동성의 사랑과 이성간 사랑이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는 글귀처럼 성적 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짐과 동시에 인식의 변화도 생겨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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