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사퇴' 현정화· 유남규 "머슴을 데려다 쓰십시오"

남여 탁구대표팀의 현정화, 유남규 감독, 동반 자진사퇴
  • 등록 2007-12-08 오전 12:17:13

    수정 2007-12-08 오전 12:17:13

[노컷뉴스 제공]"더 이상 꼭두각시 감독은 할 수 없습니다."(현정화 여자 탁구대표팀 감독)"차라리 머슴을 데려다 쓰라고 하십시오"(유남규 남자 탁구대표팀 감독)

한국 남녀 탁구대표팀 유남규 감독(39)과 현정화 감독(37· KRA)이 동반 사퇴했다. 2005년 5월 나란히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지 31개월만의 중도하차다.

결단은 현정화 감독이 먼저 내렸다. 현 감독은 대한탁구협회에 사직서 제출하기 전날인 6일, 신혼여행에서 막 돌아온 유남규 감독에게 전화를 걸었다.

현 감독은 "도저히 더 이상은 못하겠다. 내일 사직서를 내겠다. 그러나 같이 하자는 말은 못하겠다"며 사퇴 결심을 알렸다. 최근 삼다수 감독에서 해임, 대표팀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던 유 감독이었지만, 현 감독의 전화를 받은 그는 주저없이 "나 역시 똑같은 마음이었는데 당연히 같이 나가야 하는 것 아니겠냐"면서 뜻을 같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결국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8개월 앞둔 7일, 한국 탁구를 이끌어 온 두 사령탑이 나란히 협회에 사퇴의사를 밝혔다.

두 감독이 백의종군하던 대표팀을 떠나게 된 이유는 대한탁구협회 천영석 회장의 협회 운영에 대한 불만이 폭발했기 때문이다.

현 감독은 "협회의 무능함과 무계획을 더 이상은 참을 수가 없었다. 협회는 아예 장기 계획 같은 건 세울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세계 랭킹 관리를 위한 선수들의 오픈대회 참여 역시 돈이 없다는 이유로 무조건 보내지 않는 등 횡포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투자는 전혀 하지 않으면서 경기력 향상만을 부르짖는 곳이 협회"라고 분개했다.

더욱이 코치 선발 권한은 물론 선수 추천 권한 조차도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두 감독의 설명이다. 선수 선발 권한은 협회장이면서 기술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는 천영석 회장의 고유 권한이었다는 주장.

특히 유남규, 현정화 감독 체제로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치를 것임을 표명한 협회가 내부적으로 '경질'을 운운하며 감독을 신뢰하지 않았다는 점도 대표팀을 떠나게 된 결정적인 이유다.

유 감독은 "짜르겠다는 말을 들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의견만 제기하면 '건방지다. 감독 바꿔버리겠다'는 말을 들어왔다"면서 "감독이 원하는 선수조차 데려다 쓸 수 없고, 매 대회마다 '짤라버리겠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차라리 머슴을 데려다 쓰라고 말하고 싶다"면서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는 또 "결혼한지 일주일도 되지 않았다. 삼다수 감독에서도 해임됐고 대표팀을 떠나면 무직이 된다. 그러나 오죽하면 이런 결정을 내렸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현 감독도 "경기 내용이 좋지 못하면 그 때마다 해임을 거론하고, 주먹구구식 운영으로 선수들의 경기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내가 꼭두각시도 아니고. 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88년 서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유남규 남자팀 감독과 93년 세계선수권 챔피언인 현정화 여자팀 감독은 80년대와 90년대, 세계 탁구계를 주름잡았던 스타 플레이어들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 나란히 코치로 활약하며 남녀 복식 금메달을 일궈냈다. 2005년 5월부터는 전격 사령탑으로 발탁,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준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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