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청문회]'최순실 알았나·대가성 있었나'..진땀 뺀 재계 총수들

  • 등록 2016-12-06 오후 5:57:12

    수정 2016-12-06 오후 5:57:12

[이데일리 한대욱 기자]‘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가운데 증인으로 출석한 제계 총수들과 관계자들이 자리하고있다. (왼쪽부터) 손경식 CJ 대표이사, 구본무 LG 대표이사, 김승현 한화그룹 회장, 최태원 SK 대표이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공동취재단)
[이데일리 최선 최은영 함정선 기자] 9개 대기업 총수들은 6일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총수들은 여야 위원들은 질타속에 최씨 관련 재단에 대한 지원, 정권의 외압, 최씨 일가에 대한 특혜 제공 등 각 기업마다 제기되는 의혹에 대한 해명을 하느라 진땀을 빼기도 했다.

삼성, 한화 빅딜·정유라 승마지원 등 의혹

1차 청문회에 참석한 집중 포화를 받은 건 삼성그룹이었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출연금이 204억원으로 다른 기업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던 데다, 삼성이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말 구입 등 지원을 하면서 2014년 삼성-한화 빅딜,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혜택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증인으로 출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씨의 존재를 언제 알게 됐느냐’ ‘대통령 독대시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한 얘기를 나눴느냐’ ‘최씨 지원을 보고한 미래전략실 관계자들을 문책해야 한다’는 등 국조특위 위원의 집중 포화를 받아야 했다. 이 부회장은 “승마 지원을 하더라도 나중에 챙겨보니 투명하고 적절한 방법이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반성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질책에 “미래전략실을 없애겠다”는 폭탄선언을 내놓기도 했다.

한화, 삼성 빅딜·정유라 승마지원 등 의혹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정씨에 대한 승마 지원, 삼성그룹과 빅딜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심문을 받았다. 장제원 새누리당 의원은 한화그룹이 2014년 8억 3000만원 상당의 말 2필을 구입해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에게 지급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즉각 한화그룹은 당시 구입한 말은 1필이며 한화갤러리아 승마단 소속 김동선 선수가 사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증인으로 참석한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 “금춘수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장이 1차 보고서가 나오기 전 ‘한화와 삼성은 사이가 좋고 앞으로 딜(deal)도 있고 하니 부정적인 보고서를 자제하라’고 했다”며 “재벌들이 다 그렇지만 운영방식이 조직폭력배와 같아 누구의 말을 거역해선 안 된다”고 강한 비판을 내놨다.

현대차, 최씨 관련 재단 지원·광고 몰아주기

현대자동차그룹 등 다른 기업들은 특조위 청문회가 삼성그룹 쪽으로 집중되면서 집중 포화는 벗어났지만, 미르·K스포츠재단 지원이나 광고 몰아주기 등 정경유착 의혹 제기에 있어 자유롭지 못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최씨의 측근 차은택씨와 연관된 플레이그라운드에 62억원 규모에 달하는 광고를 몰아줬다는 위원들의 질의에 대한 해명을 이어가야 했다. 정 회장은 “대통령과 독대한 사실이 있지만 (플레이그라운드에 광고 특혜를 제공한 것은) 직접적인 관련이 없었고 기억이 나지 않는다. (재단 출연금 128억원에 대해서도) 알아보겠다. 실무자에게 보고를 하라고 하겠다”고 답변해 각종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SK, 최씨 재단 지원 이후 추가 지원 요구 등

‘미르·K스포츠재단 지원은 대가성에 따른 것인가’하는 질문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도 던져졌다. SK그룹은 이 재단에 111억원을 지원했고, 펜싱·테니스 외 다른 종목 육성을 위한 명목으로 K스포츠재단으로부터 80억원을 추가출연할 것을 요구받았다가 거절한 바 있다. SK그룹은 전경련의 할당에 따른 자금 출연이었기 때문에 대가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최 회장은 “대가성을 갖고 출연한 것이 아니고 이는 기업별 할당에 따른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요구에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겠다”는 다짐도 내놨다. 이재용 부회장과 함께 전경련 탈퇴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정권 압박에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서 내려온 조양호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청문회 자리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에서 내려온 배경에 대한 뒷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으로부터 위원장직 사퇴 통보를 받았고, 이를 임명권자의 뜻으로 생각하고 물러났다는 것. 최씨 측의 요구사항을 거부했던 점이 영향을 미쳐 사퇴 압박이 아닌 통보까지 받았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조 회장은 청와대 측으로부터 최씨의 측근 고영태씨의 친척이자 대한항공 제주지점장인 고창수 씨에 대한 인사관련 민원을 받았다고도 증언했다.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고창수 씨가 사내 성추행을 저질러 내려진 징계에 대해서도 조 회장 측에 구명 요청을 했다가 거절당했다.

정권 연루설 적은 LG..“재단 기부금 객관적으로 설명해봐라”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최씨 관련 재단에 대한 자금 출연에 대한 재계의 입장을 내놨다. ‘LG는 각종 인허가 등 연루된 사안이 없어 재단 기부금에 대해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정유섭 새누리당 의원의 말에 구 회장은 “한류, 스포츠를 통해 국가 이미지를 높이면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정부가 뭔가 추진하는 데 민간 차원에서 협조를 바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불이익을 우려해 출연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도 전했다.

롯데, K스포츠 지원 故이인원 부회장 결정..대가성 없어

“K스포츠 재단 추가 지원은 서울 면세점 추가 입찰과 관련 없다. 결정은 고(故) 이인원 부회장과 관련 부서가 한 것으로 지원 요청 사실은 뒤늦게 알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재단 출연과 관련 당시에는 알지 못했고 대가성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의사 결정자가 누구냐는 추가 질문에 “돌아가신 분(이인원 부회장)을 비롯한 해당 부서에서 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 이후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으로부터 K스포츠재단에 75억원 지원 요청을 받았고 지난 5월 최종적으로 70억원을 출연했다. 그러나 지난 6월 압수수색 직전에 이를 다시 돌려받아 경영권 분쟁과 면세점 신규 특허 획득을 염두에 두고 기금을 출연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CJ, 청와대 이미경 부회장 퇴진압박은 사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청와대의 이미경 부회장 퇴진 압박에 대해 사실을 인정했다. 손 회장은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이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이 부회장 퇴진 강요에 대해 묻자 “(언론에 공개된) 통화 이전에 조 전 수석을 직접 만났다”며 “조 전 수석이 이미경 부회장이 자리를 비켜줬으면 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조 전 수석은 이를 대통령의 뜻이라고 했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이미경 부회장의 사퇴를 요구했다는 점을 시인했다. 이어 손 회장은 “처음에는 의아해 반문했으나 이유에 대해서는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손 회장은 이미경 부회장을 비롯한 CJ그룹이 박 대통령의 이같은 요구에 대해 인정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것에 대해서는 “대가를 바란 것은 아니다”라며 “모두가 하니 따라서 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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