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최순실 게이트 관련 국회 청문회에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증인으로 참석한 9개 그룹 총수들에게 “전경련을 해체하는 것에 반대하는 분은 손을 들어보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허창수 전경련 회장을 비롯해 정몽구 현대차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등이 손을 들었다. 반면 이재용 부회장과 최태원 회장, 손경식 회장은 손을 들지 않았다.
이재용 부회장과 손경식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7개 그룹 총수들은 전경련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회장단을 맡고 있다.
발언권을 얻은 구본무 회장은 “전경련은 헤리티지재단처럼 재단으로 운영하고, 각 기업간의 친목 단체로 남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구 회장은 IMF외환위기 당시 전경련이 중재를 맡은 빅딜로 반도체 사업을 포기하면서 전경련 행사에 발을 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날 주요 그룹 총수들이 전경련 해체에 반대하면서 새로운 역할과 위상을 모색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전경련 해체를 둘러싼 총수들이 의견이 나뉜 것은 세대별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1961년 설립된 전경련은 초대 회장인 고(故) 이병철 삼성 선대회장을 비롯해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 구자경 LG 명예회장, 고 최종현 SK 회장, 김우중 대우 회장 등 창업세대가 회장을 맡아 재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창구로서 큰 역할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회장단이 해체를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현한 만큼 내년 2월 허창수 회장의 후임 선출과 함께 쇄신방안 마련이 향후 전경련의 존폐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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