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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때 이른 폭염에 올 여름도 사상 최악의 무더위로 기록된 작년만큼 더울지 시민 걱정이 커지고 있다. 이틀 연속 폭염주의보가 지속된 광주광역시는 지난 15일 서구 풍암동의 낮 최고기온이 33.1도까지 오른 데 이어 16일에도 32.2도까지 치솟았다.
광주의 폭염특보(주의보·경보)는 지난 2008년 6월1일 폭염특보 시행 이후 가장 빠른 발표다. 이전에 가장 빨랐던 폭염특보는 지난 2016년 5월19일 경기 동북부지역, 2017년 5월19일 대구광역시 및 경상도 일부지역에 난 기록이 있는데 이를 나흘가량 앞당긴 것이다. 특히 평균적으로 전국에서 가장 덥다는 대구가 아닌 광주에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2년 연속 폭염특보가 가장 빨리 발효된 점도 이례적이다.
이날 서울도 한낮 기온이 30도까지 오르는 무더위를 보였다. 그 밖의 지역 역시 △춘천 30도 △청주 30도 △대전 30도 △전주 30도 △대구 30도 등으로 평년(20~25도)보다 약 2~7도 높았다. 기온만 보면 7월 말에서 8월 초에 해당하는 한여름 날씨로 계절이 두 달 정도 빨리 찾아온 셈이다.
통상 에어컨 판매는 기온이 오르는 6월부터 급증하지만 올해는 5월부터 증가세다. 전자랜드는 이달 1일부터 12일까지 판매된 에어컨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8%로 두 배 이상 급증했고 롯데하이마트는 1일부터 9일까지 에어컨 매출이 한 해 전보다 65% 증가했다.
강수량이 평년(678.2~751.9㎜)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관측되는 점도 걱정거리다. 엘니뇨현상으로 해수면 온도가 상승했는데 비 온 뒤 기온이 한풀 꺾이는 경향을 감안할 때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으면 지표면이 식을 수 있는 날이 그만큼 적어지기 때문이다.
이미 기상청은 지난 15일을 기점으로 2019년 여름철 방재대책 시행에 들어간 상태다. 폭염과 폭우 등 여름철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을 사전 점검·대비해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온열질환자 수는 4526명으로 이 중 사망자가 48명에 달해 2011년 이후 최다였다. 앞서 김종석 기상청장은 지난 13일 출입기자단과 정책간담회를 통해 “올 여름은 엘니뇨와 북극해 해빙 정도, 티벳고원 눈 덮임 등을 고려할 때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