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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기주 황현규 기자] 지난 3월 정부와 여당, 카카오와 택시업계가 카풀 서비스에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일단락되는 듯했던 택시업계와 차량공유서비스의 갈등이 ‘타다’ 서비스를 매개로 재점화하는 모양새다.
경찰에 따르면 개인택시기사 안모(77)씨는 15일 오전 3시19분께 서울 시청광장 인근에서 자신의 몸에 인화성 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였다. 안씨는 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안씨의 택시 위에서는 ‘공유경제로 꼼수 쓰는 불법 타다 OUT’이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가 발견됐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말 국회 앞에서 한 택시기사가 분신을 하고 올해 1월과 2월 연이어 비슷한 사건이 벌어진 뒤 네 번째다. 앞서 벌어진 택시기사의 분신은 카카오 카풀서비스에 대한 반발이 주된 내용이었다.
택시업계가 타다에 문제를 제기하는 대목은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서비스라는 점이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 대여한 자동차를 이용해 유상으로 운송 사업을 하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에, 렌터카를 사용하는 타다는 위법이라는 게 택시업계의 주장이다. 또한 정부가 이를 허가해주면서 차량공유서비스 업계에 암묵적인 혜택을 주고 있다는 논리다.
개인택시조합은 “정부는 무원칙과 무책임으로 타다를 허용했다”며 “타다 등 차량공유서비스에 대한 혜택을 당장 철회하라”고 강조했다. 택시기사들은 광화문에서 집회를 마친 뒤 청와대까지 행진하며 ‘이재웅 쏘카 대표 구속하라’ ‘타다를 몰아내자’ 등 구호를 외쳤다.
한편 집회에 참석한 택시기사들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광장 인근에서 분신 사망한 개인택시기사 안모(77)씨에 대한 추모 의식도 거행했다. 개인택시조합 관계자는 추모사를 통해 “차가운 공기로 뒤덮인 어두운 새벽, 고인의 생애 마지막 말씀과 외침은 그 누구도 들을 수 없었다”며 “뜨거운 불길 속에 몸을 던질 수밖에 없도록 만든 대한민국이 원망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사람의 생명보다 중요한 것이 공유경제 입니까”라고 반문하며 “전국의 택시종사자는 고인의 숭고한 뜻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