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끝나니 폭염…이상기후에 애타는 농심

봄 이상저온 끝나자 장마 없는 역대급 폭염
가축 217만마리 폐사하고 무·배추값 ‘들썩’
기상예측 불확실…당국도 근본대책 어려워
  • 등록 2018-07-25 오후 5:33:20

    수정 2018-07-25 오후 5:33:20

25일 오후 충북 제천시 천남동 국도변 밭에 심은 호박 잎사귀가 시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반년 새 유례없는 한파와 이상저온, 폭염 등 이상기후로 농업인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농업당국도 근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 초부터 25일 오전 9시까지 폭염으로 폐사한 가축 수가 217만7237마리(닭 204만2438마리)로 늘었다고 밝혔다. 1년 전보다 약 20% 늘었다. 최근 이틀 새 100만마리 가까이 늘었다. 이 추세라면 지난 한해 폐사 가축 마릿수(726만마리)를 훌쩍 넘을 전망이다. 피해액도 119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폐사 가축이 급증한 것은 폭염 때문이다. 장마가 예년보다 빨리 끝나며 지난 13일부터 폭염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땀샘이 발달하지 않은 가금류나 돼지 등이 직격탄을 맞았다. 무, 배추 등 기온에 취약한 농산물 일부 품목 가격도 크게 들썩이고 있다. 배추와 무 도매가격은 평년의 70~80% 수준까지 올랐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두 배 전후로 높다.

공교롭게 무, 배추 등은 올 초 한파로 5월까지 작황이 나빴고 그만큼 높은 가격대를 이어왔다. 이제 겨우 수급이 안정된 시점에서 다시 한번 악재를 맞은 것이다.

농업 당국도 전방위 대책 마련에 나섰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을 비롯한 농식품부 간부들은 폭염 피해를 본 지역 육계, 과수, 채소 농장을 찾아 피해 상황을 살폈다. 농식품부 외청인 농촌진흥청과 농업인단체 농업협동조합(농협)도 전국 농가를 대상으로 폭염 피해 최소화 요령 안내에 나섰다. 가격이 요동치는 걸 막고자 수급 조절에도 나섰다.

당국도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당장 농업인에게 재해 대비 요령을 안내하고 정부 지원 재해보험 가입을 독려하는 것 외에 뾰족한 수가 없다.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후가 확산하는 탓에 예측이 불확실하다. 그만큼 선제 대응도 어렵다. 농업계에선 ‘기우제라도 지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웃지 못할 농담도 나온다. 기상청은 올 5월에 올해 장마가 7월 넷째 주쯤 끝날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실제론 2주 앞서 끝났다. 또 유례없이 길고 뜨거운 무더위가 찾아왔다.

좀 더 근본적인 피해 방지 대책도 추진하고 있기는 하다. 농진청은 닭(육계)에 차가운 음용수를 공급해 폐사율을 84%까지 줄이는 새 급수시스템을 개발해 올해부터 본격 보급기로 했다. 또 2012년부터 기상청, 산림청과 기후변화 속 기상을 더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올 6월에도 3개 기관이 관련 심포지엄을 열었다. 그러나 농업기상 예측률을 높이는 두드러지는 성과는 아직 없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당분간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농식품부 농업재해대책상황실을 중심으로 피해 상황을 신속히 파악하고 지원할 것”이라며 “농업인도 폭염 행동요령을 숙지하고 재해보험 등에 가입하는 등 재해에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현수(오른쪽 두 번째)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농업당국 관계자와 함께 충청북도 음성군의 한 육계농장을 방문해 피해 상황을 살피고 있다. (사진=농식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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