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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은 지적을 받은 곳은 쿠팡이었다. 경북 칠곡물류센터 근무 후 숨진 고(故) 장덕준 씨와 관련한 언급이 이어졌다.
먼저 네이든 대표는 고 장 씨가 근무하던 7층의 업무 강도가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업무상질병판정서상 고인의 사인이 급성심근경색증으로, 과중한 업무로 인해 발생한 산재 사고라고 밝혀졌음에도 이를 반박한 모습이다.
장 씨가 산재 판결을 받기까지 4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린 것과, 회사 측이 제대로 된 자료 제출을 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질환과 관련한 산재의 경우 의료 전문가 소견이 필요해 전문가의 결정을 기다릴 필요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조사 결과를 부인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적절한 조치와 향후 개선 조치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장 씨의 유족을 만났냐는 질문에는 “아직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없었지만 계획을 갖고 있다”며 “반드시 찾아뵙고 사과하고 필요한 보상과 지원을 하겠다”고 답했다.
쿠팡의 산재 불인정이 높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해 쿠팡풀필먼트서비스에서 총 239건의 산업재해 신청이 있었다. 이 중 사측은 68건에 대해 산업재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의견 불인정 비율은 28.5%다. 전체 사업장 평균인 8.5%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네이든 대표는 “직원들을 잘 지원해서 적절한 산재 인정을 받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 왔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불인정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는 몰랐던 만큼 이같은 점을 감안해 상황을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직원들은 ‘감시’하고 물량 압박을 가한다는 논란이 일었던 UPH단말기와 관련해서는 “사용을 폐지했다”며 “실제로 개인별 사용이 삭제됐는지 확인하는 감사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동자들을 속도에 떠밀려 돌아가는 부품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서는 “일선 근로자 덕분에 우리의 모든 활동이 가능한 만큼 그들도 한 팀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들의 노력에 보답하고 주인의식을 갖도록 주식을 나누기로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쿠팡은 뉴욕 증시 상장 절차에 돌입하면서 일선 직원과 비관리 직원에게 최대 총액 1000억원의 주식을 보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주식 부여는 상시직 현장 근로자뿐만 아니라 상시직으로 전환하는 일용직도 포함된다. 목표인원은 약 300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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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는 먼저 택배 사업과정에서 유명을 달리한 기사들에게 애도를 표하며 산재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제시했다.
그는 “지난해 약속한 분류 작업인력 4000명보다 많은 4200명을 이미 투입했다”며 “여기에 2월 말까지 200명을 추가해 총 4400명을 운영해 배송기사의 근무 시간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66%의 택배기사들은 산재 보험에 가입이 됐고 약 30% 정도는 적용 제외 상태”라며 “적용대상에서 제외된 분들도 유도해 전체에 산재보험이 적용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시설 투자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신 대표는 “택배는 풀필먼트와 택배로 이뤄지는데 현재 사회적 합의기구에서 논의는 택배 관련 과로사 문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풀필먼트와 같은 산업 전반에 투자를 지속할 때 근원적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함께 청문회 자리에 선 박 대표는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시설 노후화로 인해 직원들이 위험한 상황에서 일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는 이에 대해 “현장에서 시설 점검·보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안전 규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못했다는 점을 느끼게 됐다”며 “이번을 계기로 안전에 대해 전반적인 대수술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