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23년·IPTV 10년, 서비스는 미흡..OTT 공세 이겨낼까

과기정통부, 7년 만에 유료방송 품질 평가..내년부터는 회사별 평가도 추진
채널시작 시간은 케이블TV, 영상품질과 콘텐츠 수는 IPTV가 우위
넷플릭스는 ‘취향저격’으로 1등 됐는데..국내 미디어 기업도 혁신 필요
  • 등록 2018-11-15 오후 3:58:20

    수정 2018-11-15 오후 3:58:20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올해 케이블TV가 출범한지 23년이 됐고 IPTV는 10년이 됐지만 여전히 서비스는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말 현재 국내 유료방송(케이블TV, IPTV, 위성방송) 가입자 수는 3137만88명으로 지난해 11월 현재 전국 가구 수(2016만8000가구)보다 많지만 △가입이나 해지 과정에서 고객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거나 △화질도 과거보다 좋아지지 않았으며 △VOD 시작시간은 길어지고 광고는 많아졌다는 좋지 않은 평가가나왔다.

유튜브가 네이버 검색을 대체하고 있는 것처럼 유료방송 기업이 서비스 혁신에 나서지 않는다면 글로벌 인터넷스트리밍(OTT) 회사들에게 시장을 잠식당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안방이나 거실 TV 대신 스마트폰 OTT로 미디어를 즐기는 시대가 올 수 있는 것이다.

과기정통부, 7년 만에 유료방송 품질 평가..내년부터는 회사별 평가도 추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5일 공개한 ‘유료방송서비스 품질평가(시범) 결과’에 따르면 2011년 평가 당시보다 좋아진 것은 평가항목 중 채널전환시간이 줄어든 것 하나였다.

오히려 7년 전 조사 때보다 영상체감 품질은 하락했고, 광고로 인해 VOD 시작 시간은 늘었다. 게다가 유료방송서비스에 대한 만족도 점수는 평균 점수 58.5점(100점 만점)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정보화진흥원을 주관 기관으로 유료방송을 이용 중인 일반 국민(이용자 평가단) 381명(만족도 조사의 경우 1100명)을 지역 구분 없이 전국 단위로 모집해 진행했다. 채널전환 시간은 이용자가 리모컨을 누를 때부터 화면이 바뀔 때까지를 측정하는 방식을 썼다.

평가 대상은 IPTV(3개사), 케이블TV(MSO 5개사), 위성방송(1개사)의 디지털 셋톱상품과 케이블TV의 8VSB 상품이었다.

이용자 평가단의 모수가 적어 올해는 회사별 평가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과기정통부는 평가방식과 기준 등을 보완해 내년부터는 통신서비스 품질평가처럼 회사별 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리 되면 국민들은 IPTV나 케이블TV, 위성방송을 선택할 때 참고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 뉴미디어과 관계자는 “올해는 시범적으로 했지만 내년에는 사업자별로 측정하려 한다”고 말했다.

채널시작 시간은 케이블TV, 영상품질과 콘텐츠 수는 IPTV가 우위

이번 조사에서 케이블TV(1.36초)는 IPTV(1.41초)보다 채널 전환 시간이 빨랐고, VOD 시작시간도 빨랐다. IPTV는 34.08초인데 반해 케이블TV는 18.37초였다. 프로그램 시작 전 광고가 IPTV가 더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상체감품질에선 IPTV 4.15점과 케이블TV 4.07점, 위성방송 4.07점, 8VSB 4.04점으로 IPTV가 우위였고, 실시간 채널 수 역시 IPTV 269개, 케이블TV 236개, 위성방송 216개로 앞섰다. 하지만 영상체감 품질은 전체적으로 2011년보다 하락했다.

넷플릭스는 ‘취향저격’으로 1등 됐는데..국내 미디어 기업도 혁신 필요

글로벌 미디어 시장에서 유료 OTT 1위 기업인 넷플릭스의 성공 비결은 철저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다. 영화 DVD를 우편으로 배송하는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맞춤형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온라인 동영상 시장의 1인자가 된 것이다.

넷플릭스는 사람의 개입없이 철저하게 빅데이터 기반으로 개발한 알고리즘을 통해 각 개별 고객에게 맞는 콘텐츠를 추천한다. 이수영 KAIST AI연구소장은 “넷플릭스는 우리나라 기업들에 AI 열풍이 불기 오래 전부터 데이터 분석에 근거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 IT 회사”라고 평했다.

넷플릭스가 국내 콘텐츠 생태계를 어지럽힐 것이라는 우려와는 별개로, 미디어 시장에서 활동하는 국내 기업들이 서비스 품질 향상에 더 노력해야 한다는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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