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프랑스의 대형 유통업체인 오샹(Auchan) 그룹이 러시아 시장 철수를 준비하고 있다.
|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오샹 매장 (사진=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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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프랑스 언론 르피가로에 따르면 오샹 그룹은 러시아 현지 사업체를 넘겨받을 러시아 인수자를 물색해 왔으며 현재 최종 협상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오샹이 러시아에서 철수하는 건 모스크바 인근 도시에 처음 매장 문을 연 지 22년 만이다.
오샹은 현재 러시아에서 23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러시아는 프랑스 다음으로 오샹 매장이 가장 많은 국가로, 이곳에서의 매출은 전체의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중요성 탓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에도 러시아 사업을 이어가고 있었지만,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강화되는 환경에서 영업이 어렵다고 판단해 결달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오샹이 계획대로 러시아 시장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러시아 당국이 전쟁 뒤 외국 기업들의 ‘엑소더스’를 막기 위해 세금을 부과하는 등 자산 매각을 어렵게 했기 때문이다. ‘비우호국’ 투자자가 자산을 러시아인에게 매각할 경우 50% 할인이 의무 적용되고 최소 15%의 출국세(exit tax)도 내야 한다.
아울러 여기에 자산을 매각하려는 외국 투자자와 러시아 당국이 모두 수용할 수 있고 서방의 제재에 문제없는 러시아 현지 구매자를 찾기도 어렵다. 이러한 환경 때문에 서방의 여러 기업이 사실상 헐값에 러시아 법인을 넘기고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하기도 했다.
일간 르몽드는 오샹이 이런 조건을 고려해 러시아 가스프롬 은행과 최종 협상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가스프롬 은행은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스프롬의 자회사로, 지난해 스웨덴 가구 회사 이케아의 모회사 잉카 그룹에서 현지 쇼핑센터를 인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