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성토장 된 산재청문회…기업대표 질타 잇따라(종합2)

‘허리통증’ 최정우 포스코 회장에 집중 포화
한영석·네이든 대표도 증인대 많이 세워
산재 증가 지적에 재발방지·시설투자 약속
  • 등록 2021-02-22 오후 6:29:55

    수정 2021-02-22 오후 9:33:07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22일 개최한 산업재해 청문회는 여야 의원들의 성토장이었다. 환노위 소속 의원들은 산재 사망사고가 늘어난 사업장 대표를 증인대에 세웠고, 재발방지를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원우 현대건설 대표이사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우무현 GS건설 대표이사,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정호영 LG디스플레아 대표이사, 박찬복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 신영수 CJ대한통운 택배부문 대표, 조셉 네이든 쿠팡풀민먼트서비스 대표이사.(사진=노진환 기자)
이날 첫 질의자로 나선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최정우 포스코 회장(대표이사)을 증인대에 세웠다. 김 의원은 “회장님, 허리는 좀 괜찮으십니까. 허리 아픈 것도 불편한데 롤러에 압착돼 죽으면 얼마나 괴롭고 고통스럽겠나”라고 말했다. 최 회장이 최근 국회에 허리 지병으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가 철회한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김 의원은 또 2018년 7월 최 회장 취임 후 산재 사고가 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시민단체 등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포스코에서는 2016~2020년 19명의 산재 사망자가 발생했다. 지난 8일엔 포스코 연료부두에서 컨베이어벨트 롤러 교체 작업을 하던 35세 협력업체 직원이 기기에 끼어 숨졌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노웅래·윤미향 의원, 박덕흠 무소속 의원, 국민의힘 소속 임이자·김성원 의원 등도 최 회장을 증인대로 불러냈다. 이들은 산재 증가를 집중적으로 질타했다.

윤 의원은 산재 증가에 대해 최 회장의 무능한 관리부실 때문이라고 일갈했고, 임 의원은 위해성물질 전수조사와 환경영향평가를 주문했다. 노 의원도 최 회장의 불출석사유서 제출에 대해 꼬집은 뒤, 자료 제출도 부실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최 회장은 “전체 무재해 사업장 만들겠다”고 약속하며, 고개를 숙였다.

여야 의원들은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와 노트먼 조셉 네이든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대표 증인석으로 자주 불러냈다. 먼저 이수진 민주당 의원(비례)이 한 대표에 대한 포문을 열었다. 이 과정에서 한 대표가 산재 발생 원인을 노동자에 전가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논란을 키웠다. 이수진 의원이 사망사고 증가 원인을 묻자, 한 대표가 “불안전한 행동을 하는 노동자에 의해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에 같은 당 장철민 의원도 한 대표를 질타했고, 한 대표는 오후 청문회서 “오해를 불러일으켜 죄송하다”고 했다.

임종성 민주당 의원은 네이든 대표를 향해 “단기간에 급성장한 쿠팡에 산재도 2017년 48명에서 2020년 224명으로 5배 늘었다. 쿠팡은 산재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느냐”라고 물었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경북 칠곡물류센터 근무 후 숨진 고(故) 장덕준씨가 산업재해 판정을 받은 점 등을 지적했다. 이에 네이든 대표는 “고인과 유족분들에게 깊은 사죄와 위로 말씀을 드린다”며 “직원 산재 지원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노트먼 조셉 네이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관련 청문회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오후 들어서는 건설사(현대건설·GS건설·포스코건설)를 비롯해 롯데글로벌로지스, LG디스플레이 대표도 증인대에 서며 산재 재발방지와 시설투자 확대 등을 약속했다.

일부 의원은 사업장 산재를 관리·감독하는 주무부처 고용노동부를 저격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할 당시 산재 사망사고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밝혔지만, 오히려 늘어난 해도 있었다는 것이다. 정부의 산재 사망자 감소 목표에 대한 의구심도 드러냈다.

박대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갑 고용부 장관을 향해 “2017년산재 사망자가 964명이었으나 임기말까지 500명대로 줄이겠다는 것인데, 이듬해인 2018년은 971명으로 오히려 늘었고 2019년에는 855명으로 줄었다가 2020년에는 882명으로 늘었다”면서 “4년 간 겨우 8.5%를 줄였는데, 임기가 1년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나머지 목표치를 달성을 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박 의원은 고용부에 대해 노동자의 안전을 방기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고용부는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산재가 획기적으로 줄어들것이라는 장밋빛 희망 섞인 말만 하고 있다”고 했다.

이재갑 장관은 “ 산재 사망사고를 감축하기 위해 감독체계를 전환함으로써 과거보다 더 많은 감축이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엇갈린 두 사람
  • 있지의 가을
  • 쯔위, 잘룩 허리
  • 누가 왕인가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