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회담 계획은 아직 없다면서도 언제든지 만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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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 고스티니 드보르에서 열린 연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언제 만나게 될지 모르겠다”면서도 “물론 나는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푸틴 대통령이 기자와 국민의 질문에 답하는 연례 연말 행사로 국영 TV를 통해 생중계했다.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대해선 “목표 달성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성과를 과시했다. 우크라이나와 타협할 준비가 돼있느냐는 질문에는 “항상 대화와 협상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해왔지만 우크라이나가 협상을 거부했다”며 “트럼프를 만나면 논의할 것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6월 우크라이나와 휴전 조건으로 러시아가 일방적으로 합병을 선언한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4개주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철수하고,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포기를 거론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이 지난달 러시아의 핵 교리 변화를 이해했는지 묻는 질문에는 “그들에게 물어봐야 할 것”이라며 “(서방이) 우리에게 위협이 된다면, 우리는 그들에게 핵무기를 사용할 권리를 보유한다”고 말했다.
최근 러시아 경제 상황에 대해선 “인플레이션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업률이 2.3%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고 임금도 증가하고 있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은 우려스러운 신호”라고 인정했다. 러시아는 현재 전쟁 장기화로 물가상승률이 약 9%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러시아가 비호하던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이 반군 공격으로 붕괴한 데 대해서는 “시리아 사건을 러시아의 패배로 묘사하고 싶어하는 이들이 있는데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사드 전 대통령과 아직 만나지 않았지만 “반드시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