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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 청와대 본관 2층 접견실에서 왕 부장을 만나 본격적인 환담에 들어가기에 앞서 한중 양국의 경제협력과 인적·문화적 교류를 강조하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중국이 동참해줄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한중 양국은 코로나 대응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왔다”면서 ‘신속통로 제도’ 가장 먼저 시행했다는 점을 상기했다. 이어 “앞으로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발전시켜나가길 바란다”면서 2년 후 맞는 한중수교 30주년을 언급했다. 또 “그동안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과정에서 중국이 보여준 건설적인 역할과 협력에 감사 인사를 표한다”면서 “앞으로도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도 역할을 해달라”고 했다.
왕 부장은 “양국은 가장 먼저 합동 방역을 했고 협력해왔다”고 화답했다. 특히 코로나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방한에 의미를 부여하며 “한국이 코로나 사태를 완전히 이길 수 있는 신뢰를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했다. 다만 문 대통령이 비중 있게 한반도 평화를 언급한 것과 달리, 왕 부장은 이에 대한 발언을 내놓지는 않았다.
한편, 앞서 왕 부장은 26일 방한 첫 공식 일정으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과 오찬을 진행했다. 3시간 넘게 이어졌던 회담과 오찬 가운데서 왕 부장은 새 정부가 들어서는 미국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왕 부장이 바이든 정부의 출범에 앞서 한국 측에 ‘균형’을 유지해달라는 압박을 가할 것이란 일각의 전망과는 달리 한중 관계와 한반도 정세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뤘다.
왕 부장은 강 장관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 방문을 공식 초청했다. 또, 한중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발전방향을 제시하는 로드맵을 마련하기 위해 한중관계 미래발전위원회 출범에도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한중 외교차관 전략대화, 한중 인문교류촉진위원회, 한중 해양 사무협력대화 등 각급에서의 소통 채널도 활발하게 운영하기로 했다.
한중수교 30주년을 앞두고 ‘2021~2022년 한중 문화교류의 해’에 대한 협력사업을 진행하고, 향후 5년간 경제협력 방향을 담은 ‘한중 경제협력 공동계획 2021~2025년’ 문건도 채택하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미세먼지 등 환경분야에 대한 협력 강화와 내년 우리나라에서 개최 예정인 녹색성장과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P4G) 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협조도 강화하기로 했다.
게임, 영화, 드라마 등 문화 콘텐츠 부분에서의 한한령 해제와 관련해서도 확답을 받지 못했다. 강 장관의 요청에 왕 부장은 “이 부분에서도 소통해나가길 희망한다”고 밝혔을 뿐이다. 결국 한국 측이 요구해왔던 핵심적인 의제들에 대해서는 협상카드를 쓰지 않은 채 ‘보류’한 셈이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향후 한반도 상황이 유동적인 가운데, 북한 역시 미국 행정부 교체를 보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한편 왕 부장은 26일 만찬은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함께 한다. 아울러 27일에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등 여권 핵심 인사들도 만날 예정이다. 박병석 국회의장, 송영길 외교통일위원장도 만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