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이나 주인 바뀌고 침체… 신사업으로 ‘도전장’
26일 서울 마포구 본사에서 만난 김희라(56·사진) 주연테크 대표는 “지난해 대표로 취임한 후 어떤 사업 분야가 뒤쳐져 있고 어떤 부분이 필요한 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했다”며 “기존 사업군 보강과 함께 신규 사업군을 대거 추가하면서 주연테크의 새로운 도전을 이끌고 있다”고 밝혔다.
주연테크는 1990년대부터 PC 제조라는 ‘한 우물’만 팠던 회사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품질은 유지하면서 가격을 내리는 전략으로 ‘국민PC’라는 명칭까지 얻을 정도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이같은 주연테크의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다. 대기업들의 공세와 중국 저가제품으로 인한 시장 악화로 주연테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됐다. 2011년 이후 실적도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국민PC 주연테크의 몰락이었다.
김 대표는 “현 상황에 안주하고 새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한 노력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이후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린 전형적인 중소기업의 쇠락”이라며 “공공조달시장 이외에도 소비자 시장을 지속적으로 유지했던 주연테크였기에 타격이 더 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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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PC카페 ‘브리즈’로 드라이브… 해외시장 공략도
특히 주연테크는 올초 외부 게임업체와 VR콘텐츠 합작법인 주연YJM을 만들고 이어 운영 자회사 주연글로시스를 설립, VR PC카페 브랜드 ‘브리즈’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또 다른 자회사인 주연전자도 설립해 대형 TV사업도 공격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합작사를 통해 VR콘텐츠를 생산하고 주연글로시스를 통해 이를 소비할 수 있는 VR PC카페를 확산시킬 계획”이라며 “홍대 본점을 시작으로 조만간 잠실새내점, 신촌점, 건대점 등 브리즈 직영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VR 관련 하드웨어 장비업체에 투자해 브리즈의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라며 “이런 변화를 거친 후 내년의 주연테크는 PC제조업체의 이미지에서 VR장비와 주문생산용 전자제품을 생산·공급하는 회사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PC시장에서도 경쟁력있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가성비뿐만 아니라 디자인적으로 파격적인 데스크탑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며 “올 1분기엔 가구 인테리어 콘셉트의 ‘우드PC’를 선보였고 2분기에는 후속작인 ‘캔디’ 시리즈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직 국내에서 갈 길이 멀지만 주연테크는 모회사와 함께 해외사업 진출도 노리고 있다. 모회사인 화평홀딩스는 지난 20년간 베트남 호치민에서 부동산 관련 사업을 전개해왔던 만큼 축적된 네트워크 강점을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김 대표는 “VR PC카페 브리즈를 올 9월 베트남 호치민시 다운타운에 약 400평 규모로 오픈할 계획”이라며 “현지 젊은이들에게 신선한 공간을 제공하고 푸드코트를 통해 한국의 음식도 소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브리즈를 통해 베트남 PC, 노트북, TV시장에 주연테크 제품들을 연착륙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향후에는 현지 브랜드로 정착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