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 PER, 미국·인도의 절반
코스피지수는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지만 한국 증시의 주가주당순이익(PER)은 여전히 선진국에 비해 낮은 편이다. 한국증시가 주요국 중 가장 저평가돼 있다는 얘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7일 기준 한국증시의 PER은 9.84배로 주요 10개국 증시 중 꼴찌였다. 미국(18.63배)과 인도(20.63배) 증시의 절반 수준 밖에 안된다. 그나마 삼성전자는 16.78배로 경쟁사인 애플(16.8배)과 비슷한 평가를 받았지만, 현대차(6.35배)와 SK하이닉스(000660)(7.79배) 등은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29.4배)이나 인텔(14.9배) 등과 비교해 평가가 크게 뒤졌다.
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는데도 저평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이유는 기업들의 사상 최고 실적에도 가격 반응 정도가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가 기록 이후 6년 가까이 박스권을 형성한 반면 선진국 지수들은 상승세를 지속한 것도 한국증시가 저평가된 이유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95.1%,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S&P500)지수는 74.7% 올랐지만 코스피는 2.9% 감소했다.
저평가 한국증시, 오히려 ‘매력적’
특히 외국인은 올 들어 총 5조6000억원치(1억2654만주)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이 5조, 개인이 2.4조원치를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외국투자자들의 한국주식 사자 분위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11년 이후 한국 주식시장이 박스권에 갇힌 가장 큰 이유가 실적 부진이었다면 작년엔 영업이익이 130조, 순이익이 100조를 넘어서며 실적이 주가에 선행해 박스권을 돌파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올 들어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도 작년 기업들의 실적 상승, 저평가에 따른 매력 때문”이라며 “당분간 이 흐름은 계속 돼 올해 코스피 2300선 돌파를 이끌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