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부자들에게 1300만원 가방 쯤이야"…에르메스 나홀로 '독주'

3분기 매출 전년비 11% 증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도 각국 고른 성장세
일본 매출 23%↑…미주·유럽도 두 자릿수대 증가
에르메스 "글로벌 경제·지정학적 리스크에도 성장 전망"
루이비통·구찌 비해 초고득층 수요 탄탄
  • 등록 2024-10-24 오후 6:09:28

    수정 2024-10-24 오후 7:17:25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명품 중의 명품’이라고 불리는 에르메스의 3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늘었다. 중국 경기 둔화로 루이비통 모기업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와 구찌를 거느린 케링 등 경쟁사들이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나 홀로 성장세를 보이며 초고가 명품 브랜드의 저력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남성 패션 위크 기간 동안 패션 하우스 에르메스의 런웨이 쇼에서 선보인 가방.(사진=로이터)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에르메스는 3분기(7~9월) 매출액이 37억유로(약 5조5099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고정 환율 기준) 대비 11.3% 증가한 규모다. 이는 글로벌 투자은행 제프리스(Jefferies)가 인용한 애널리스트 컨센서스 추정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도 각 국가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은 한국, 싱가포르, 호주, 태국에서의 매출 성장에 힘입어 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화권 시장 침체와 지난해 3분기의 높은 기저에도 성장세를 유지했다. 특히 일본에서 매출은 23%나 급증했다. 미주 지역 매출은 13%, 프랑스를 제외한 유럽은 18%, 프랑스는 14% 각각 늘었다.

분야별 매출도 대부분 호조세를 기록했다. 가죽 제품과 마구 부문에서 17%, 기성복 및 액세서리 부문에서 15%, 실크 및 섬유 부문에서 2%, 향수 및 뷰티 부문에서 7%의 매출 증가를 보였다. 주얼리와 홈 유니버스 등 다른 부문에서도 매출이 17% 늘었다. 반면 시계 부문만 유일하게 매출이 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르메스는 세계 경제와 지정학적 리스크, 통화 불확실성에도 일정한 환율로 매출 성장에 대한 중기 가이던스를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르메스의 호실적은 명품 소비가 위축된 가운데 나와 주목을 끈다. 경기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명품 시장은 최근 큰손인 중국의 경기둔화 여파로 핸드백 등 사치품 수요가 줄면서 루이비통과 구찌 등 주요 업체들은 실적 악화 우려에 시달리고 있다.

반면 초고가 브랜드인 에르메스는 클래식한 디자인과 철저한 재고 관리를 통해 독점적인 브랜드 분위기를 강화하는 전략이 주요했다는 분석이다. 1만달러(약 1300만원)가 넘는 버킨백 등 에르메스의 핸드백은 이른바 ‘슈퍼리치’를 타깃으로 하고 있어서다.

초고가 브랜드에 대한 기대감은 주가에서도 확인된다. 에르메스 주가는 연초 대비 9% 가까이 상승했다. 같은 기간 LVMH는 15%, 케어링은 3% 각각 하락했다.

루카 솔카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올 하반기 글로벌 경기 둔화와 중국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는 포트폴리오를 보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는 에르메스”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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