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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기애애했던 156분..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구성되나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는 지난 20대 국회에서 단 한 차례만 진행되고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가 함께 모여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자는 취지로, 분기별 1회 개최까지도 합의했으나 여야간 정쟁 속에 없던 일이 됐다. 문 대통령이 “20대 국회도 협치와 통합을 표방했으나 실제론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고 지적한 배경이다.
문 대통령은 특히 20대 국회 여야정 상설협의체의 실패에 대해 “과거에는 뭔가 일이 안풀릴 때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만나려다 보니 만나는 일 자체가 쉽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협치에 대한 여전한 의지를 확인한 만큼 보다 구속력이 강한 합의가 도출될지 관심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정기적으로 만나자는 말씀이 있었으나 격식없는 오찬 자리여서 합의 형태로 발표하지 않았다”라며 두 원내대표 간 논의에 기대를 걸었다. 민주당과 통합당으로 양분된 21대 국회에서 군소정당들의 참여 방식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주 원내대표가 제안한 정무장관의 신설도 가능성이 점쳐진다. 문 대통령이 제안을 받자마자 노영민 비서실장에게 의논을 지시한 만큼 긍정적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정무장관은 행정부의 장으로 임명되지 않고, 대통령과 그 명을 받은 국무총리가 지정하는 사무를 수행하는 국무위원이다. 지난 1998년 김대중 정부에서 폐지됐다.
이후 이명박 정부에서 정무장관에 해당하는 특임장관이 신설됐지만 박근혜 정부에서 다시 폐지됐다. 당시 특임장관을 수행한 것이 주 원내대표다. 주 원내대표는 “특임장관 시절 정부입법 통과율이 4배로 늘었다”라며 “야당 의원의 경우, 청와대 관계자와의 만남은 조심스럽지만 정무장관이 있으면 만나기 편하다”고 설명했다.
미묘한 신경전..3차 추경에 “재정건전성 우려”
이날 회동에서는 미묘한 신경전도 드러났다. 국회 상임위 원구성 문제와 함께 3차 추경과 관련된 온도차가 감지됐다. 아울러 정의기억연대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의 연장선인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질답도 오갔다. 협의 여부에 따라 향후 여야간 정쟁으로 비화될 수 있는 씨앗인 셈이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3차 추경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당부한 대목에서도 이견을 보였다. 주 원내대표는 “재정 건전성이 우려된다”면서 “3차 추경으로 국가부채 비율이 높아지면 국가신인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주 원내대표는 “헌재에서 위안부 할머니 문제에 대한 국가의 부작위는 위헌이란 결정이 있었다”라며 “이 정권이 합의를 무력화하며 3년째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서 위헌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윤 당선인에 대해서도 “위안부 보상 문제와 관련해 할머니들 입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나왔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위안부 문제와 관련 “위안부 할머니들과 사전에 (합의내용을) 공유했으면 받아들였을수도 있는데 일방적이었다”라고 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오찬내내 윤미향 당선인의 이름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